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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정부가 기업윤리 기준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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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정부가 기업윤리 기준 제시해야

입력
200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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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경영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새해 벽두부터 윤리 경영을 외쳤다. 특히 작년 한해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까지 국민들로부터 윤리 경영에 대한 요구를 받아야 했다. 윤리 경영은 기업이 창출한 부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기본조건이고 사회적 기여를 평가받기 위한 토대이다.내가 몸담고 있는 벤처기업은 고위험 고수익이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몇몇 기업들은 기업의 실적을 부풀려 발표하고 있다. 많은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처음 회사를 세울 때는 나름대로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사업을 확장해 나가면서 기술력이나 윤리의식보다는 일단 투자자를 모으기에 급급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종종 사실과는 다소 어긋난 자료나 포장만 그럴 듯한 결과를 발표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필자는 벤처기업의 가장 큰 덕목이 전문 기술력과 윤리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벤처 붐과 열기가 꺼지면서 일부 경영자와 투자자들의 그릇된 의식과 행동으로 성공적인 기업이 급격히 몰락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특히 신기술 개발 등 기술력 면에서 동종업계 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있는 내용이 과대 포장된 사례들을 보면서 CEO의 윤리의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기업들이 자사의 윤리 기준이나 기술적 부분에 대해 공표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 당국이 가이드 라인(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선진국에 비해 그와 같은 내용에 대한 법적 규제가 적은 편이다. 물론 그 동안 많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이를 지켜 왔지만 법적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자발적인 참여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의 윤리임원협의회(EOA)가 만든 '기업 윤리 표준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표준안은 윤리 강령, 전담 임원, 교육, 감사, 처벌 등 72가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고 미국 기업들은 이를 기준으로 윤리경영안을 만든다. 우리도 당국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면 기업들이 윤리경영안을 만들기가 수월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 기업들도 윤리의식을 갖고 자율적으로 먼저 실천하려는 기본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성과 윤리의식을 갖춘 회사들이 건전한 경쟁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양 윤 선 메디포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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