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삼은 탤런트 이승연(36)의 영상집 '여인'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는 1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 일본군 성피해여성인 황금주(85)씨와 정대협, 여성민우회 공동으로 이승연 영상집 제작사인 네띠앙엔터테인먼트, 시스월, 로토토 등을 상대로 사진서비스 인터넷동영상 제공금지 등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정대협 윤미향 사무처장은 "이번 사태로 피해자 할머니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너무 크다"며 "이승연과 (주)네띠앙엔터테인먼트측이 촬영을 중단하고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정대협측은 이런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18일 수요집회가 끝난 후 서울 역삼동 네띠앙엔터테인먼트 본사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 단체도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이승연의 영상집 문제가 여성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이승연 국외 추방'이란 극단적 비판과 함께 네띠앙엔터테인먼트 불매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개설된 '종군 위안부 누드 반대'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항의운동을 벌이기로 했으며,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승연 퇴출'이라는 말머리를 붙이자는 운동까지 등장했다.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이승연의 출연을 자제할 움직임이다. KBS는 이미 녹화를 끝낸 15일의 2TV '일요일은 101%'중 이승연이 나오는 '꿈의 피라미드' 코너를 내보내지 않을 방침이다.
그러나 네띠앙엔터테인먼트측은 당초 계획대로 2차 일본 현지 촬영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이미 촬영한 사진 중 20∼30장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네띠앙 박지우 이사는 "군대위안부 할머니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이승연이 직접 수요집회에 참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팔라우 섬에서 찍어온 영상 자료를 모두 정대협에 공개하고 이해를 얻으면 누드상술이라는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이승연 누드를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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