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이승연(36)이 일본군 위안부를 테마로 한 영상집인 '여인'을 3월1일자로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군대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 단체들은 이승연의 일본군 위안부 테마 프로젝트를 '누드 상술'이라고 비판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고, 인터넷에도 이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이승연과 연예기획사인 네띠앙엔터테인먼트는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괌 인근의 팔라우 섬에서 '여인'의 1차 촬영분인 '팔라우의 눈물'을 찍고 왔다"며 촬영한 사진 중 일부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7장의 사진에는 한복저고리 사이로 가슴 일부를 드러낸 것, 고문도구 앞에서 한복치마만 입고 찍은 것,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앞에서 찍은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32명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나눔의 집,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대구시민모임 등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누드를 통해 과거 일본군의 성노예인 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 한일관계를 재조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정대협 강주혜 부장은 "이번 사태로 일본과 14년간 투쟁해 온 할머니들이 다시 한번 상처를 입었다"며 "프로젝트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과 명예훼손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연은 "군대 위안부 할머니들이 당했던 고통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을 뿐, 누드냐 아니냐는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런 진심이 통하리라 믿는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또 "계약금으로 한 푼도 받지 않았고, 수익금 중 일부를 그 분들을 위한 일에 환원할 계획"이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직접 만나 설명을 드리고 그분들 말씀이 옳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띠앙엔터테인먼트측은 일본과 네팔 현지에서 예정되어 있는 2·3차 촬영과 영상 공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네띠앙엔터테인먼트 박지우 이사는 "촬영한 사진 중 군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작품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판단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팔라우에 위령탑 건설을 준비 중인데다 수익금을 그곳에서 실제 위안부 생활을 하신 할머니를 위해 쓰기로 했다"며 "돈을 벌려고 했다면 다른 소재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승연은 2차 촬영을 위해 19일 일본으로 떠난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