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가 타이거 우즈와 내기를 한다면 핸디캡을 얼마나 받아야 할까.'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3월호)가 내린 결론은 '30+α'이다. 이는 골프다이제스트가 지난해 3월 뷰익인비테이셔널이 끝난 뒤 대회가 열린 토리파인스골프장 남코스(파72)에서 90명의 평범한 아마추어 골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테스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들 골퍼의 평균 핸디캡은 +18(90). 여기에는 '핸디캡 0'의 싱글 골퍼 7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선수들이 쓰는 챔피언십티(7,568야드)보다 683야드가 짧은 화이트티(6,885야드)에서 이루어진 테스트에서 자신의 핸디캡보다 6타가 많은 96타(3개의 파4홀, 1개의 파3홀, 파5홀 등 5개 홀의 성적을 18홀 평균으로 환산)를 쳤다. 이에 비해 타이거 우즈(미국)는 같은 코스에서 대회 기간 67.3타(대회 평균은 73.3타)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는 차이가 30을 넘지 않지만 심리적인 위축이나 '버디값' 등까지 계산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핸디캡을 받아도 지갑을 털리기 십상이다.
일단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주눅이 들 수 밖에 없다. 테스트에 참가한 아마추어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예상과는 달리 212야드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우즈는 300야드에 가까운 장타(298야드·대회 평균은 285야드)로 아마추어들을 80야드 이상 압도하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이 테스트를 통해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거리 인플레'가 심하다는 점이다. 80대 타수 이하의 골퍼들이 밝힌 자신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평균 247야드. 그러나 측정결과는 232야드로 15야드가 짧았다. 한술 더 떠 90대 타수 이상의 골퍼들은 232야드라는 주장과는 달리 실제 비거리가 198야드에 그쳤다. 골프를 못 치는 사람일수록 공을 더 멀리 보낸다고 착각한다는 결론이다.
그나마 아마 골퍼들은 42.3%의 페어웨이 안착률을 보여 공격적인 플레이로 드라이버 정확도가 떨어졌던 우즈(48.2%·지난해 평균은 62.7%)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문제는 그린 공략. 우즈가 73.6%의 그린안착률을 보인 반면 아마 골퍼들의 온그린 확률(파온 기준)은 10번 중 2번 꼴(20.2%)에 그쳤다. 특히 퍼트에서의 열세는 스코어에 결정적인 변수였다. 우즈의 홀당 퍼트수는 1.51개(대회 평균은 1.78개). 반면 아마추어 골퍼들은 평균 2.10이었다. 이는 아마 골퍼들이 18홀을 도는 동안 퍼트에서만 우즈보다 10.6타 이상을 까먹는다는 이야기다. 투어 선수들이 퍼트를 시도해 50%를 성공시키는 이른바 '브레이킹 포인트' 거리는 2.7m. 아마추어의 경우는 어떨까. 아마 골퍼들은 91㎝의 짧은 거리에서 겨우 절반만 성공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