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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먹고 사는 일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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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먹고 사는 일의 변화

입력
2004.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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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전에 태어나신 할아버지도, 150년 전에 태어나신 할아버지도, 태어나서 돌아가실 때까지 나무를 때어 지은 솥밥을 드셨다. 먹고 사는 일만 따진다면 이 방식은 수 천년 동안 변하지 않고 내려왔다.어린시절 나도 저 할아버지들처럼 나무를 땐 솥의 밥을 먹었다. 그러다 연탄을 땐 솥의 밥을 먹었으며, 때로는 석유를 때어 지은 밥을 먹기도 하고, 지금은 거의 가스거나 전기로 밥을 지어 먹는다.

저 할아버지들은 태어나서 돌아가실 때까지 오직 붓으로만 글을 썼다. 그 방식 또한 종이가 발명된 이래 큰 변화 없이 지금까지 내려왔다. 불과 20년 전 나도 원고지 위에 한 자 한 자 펜으로 글씨를 썼다. 필기구만 좀 다르다 뿐이지, 할아버지 방식 그대로 글을 썼던 것이다. 그러다 잠시 타자기를 사용하다가 어느 시기에서부턴가 모든 원고를 컴퓨터로 쓰고 있다.

밥과 일. 두 가지 모두에 적응을 잘 하고 있어 그것을 급격한 변화로 여기지 않고 있는 것뿐이지, 사실 인류의 문화사로 본다면 우리가 매일매일 사는 일 자체가 급격한 변화 한가운데인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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