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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찾는 자에게 희망은 있다

입력
2004.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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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방 출장을 마치고 서울 영등포역에 내렸다가 겪은 일이다. 나는 역사를 빠져 나오면서 신문지와 담요 한 장으로 겨울을 나고 있는 노숙자들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신문지와 담요만으로는 새벽의 겨울 바람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는지 연신 몸을 뒤척이거나 기침을 했다.노숙자들의 실상을 다룬 TV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들은 가족과 직장에서 쫓겨나 노숙을 하게 됐고 얼어죽는 일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한다. 희망 없는 삶, 나는 그것이 죽음보다 더한 고통임을 잘 알고 있다. 나 역시 내일이 무섭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에 실패하면서 나는 매일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적자와 빚쟁이들의 협박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나는 발길이 닿는 대로 거리를 걷다가 날이 어둑해지면 허름한 여관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그리고 기도했다. 제발 다시 눈을 뜨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희망 없이 산다는 것. 그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쓰레기통을 뒤지다 '탈무드 경전'이라는 책을 보게 됐다. 누렇게 변색된 책장을 아무 생각 없이 펼치니 '오늘을 네 생애의 최초의 날이라고 생각하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이 책은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 기쁨과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건강, 젊음, 나를 변함없이 믿고 있는 가족…. 나에게는 아직도 많은 것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7년이 흘렀다. 나는 기적처럼 재기했고 이제는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나름대로 돈도 벌었다. 좌절의 고통에서 거리를 헤매는 분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다.

어제의 실패에 연연하지 말고 내일의 희망을 생각하라고…. 어제는 이미 지나간 날이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은 날이니 오늘을 최초이자 최후의 날로 여기고 살아야 한다고….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남아 있어도 축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매일 아침마다 힘차게 솟아 오르는 해를 보고, 매일 변화하는 거리를 보고, 희망을 꿈꾸며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면 자신의 희망은 반드시 성취된다는 진리를 깨달았으면 한다.

/정순원 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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