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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시장 "메이드 인 차이나"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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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시장 "메이드 인 차이나"경보

입력
2004.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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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가전의 '한국 공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지난해 중국 최대 백색가전 업체인 하이얼이 국내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올들어 중국 최대의 TV 제조업체인 TCL이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소형 가전시장을 잠식해왔던 '메이드 인 차이나' 바람이 대형 가전시장에도 번져가는 조짐"이라며 "올해부터 국내 가전시장을 놓고 중국업체와 한국업체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몰려오는 중국산 가전 TCL은 6일부터 한국까르푸를 통해 29인치 평면TV의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30만원대 초반. 40만원대 후반인 국내 업체들의 평면TV 가격과 비교하면 거의 20만원 가까이 저렴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톰슨사와 합병한 TCL은 연간 1,200만대 규모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TV 메이커. 때문에 앞으로 본격적으로 제품을 들여올 경우 국내 TV 시장에서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냉장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얼도 지난해 국내 시장에 와인냉장고와 홈바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는 중소형 일반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샤오야 전자도 드럼세탁기로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거란츠, 콩가, 창홍 등 가전사도 한국 시장 입성을 노리며 한국측 파트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과 품질의 대결 중국산 가전제품이 몰려오는 것에 대해 국내 가전업체는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중국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 당장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까르푸 관계자는 "일단 시장진입을 위한 테스트용으로 수백대 분량을 들여왔는데, 중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탓인지 아직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품목에서 국내 업체보다 최고 70%까지 싼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중국 가전업계의 가격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어 장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에 회오리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와인냉장고를 선보인 하이얼의 경우 이미 저가형 와인냉장고 시장에서는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 가전 유통업계의 분석. 때문에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사들도 올 초 저가형 제품을 내놓고 '맞불작전'에 들어갔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중국산 가전이 무서운 기세로 국내 시장을 파고들 것"이라며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에 맞설 수 있는 생산혁신을 통한 원가절감과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등 다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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