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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치앙라이·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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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치앙라이·치앙마이

입력
2004.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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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북부 국경지대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에는 마약 거래상도, 그치지 않던 내전도 더 이상 없다. 한때 전세계 헤로인 생산량의 60%를 차지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볼품없는 기념물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그러나 강이 있다. 중국의 티베트에서 발원하여 미얀마·라오스·타이·캄보디아·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르는 메콩강이 바로 그것이다. 태국 치앙라이주로 흘러 드는 메콩강의 지류, 콕강은 모래와 흙을 머금은 채 수만, 수천 년의 시간을 하염없이 흘러 마침내 금빛 삼각주, '골든 트라이앵글'을 가슴에 품어 안았다

라오스와 미얀마 국경에 맞닿아 있는 태국 치앙라이주(州) 여행은 바로 이곳,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시작된다. 메콩강에 있는 금빛 삼각주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골든트라이앵글'은 강이 흐르는 치앙라이주 치앙샌 지역 인근 수천㎞에 달하는 지역을 일컫는다.

우선, 모터가 달린 조각배를 타고 연평균 기온 25도, 습도 25.9%인 쾌적한 날씨 속에서 바람을 맞아가며 시원스럽게 강을 가로지른다. 손쉽게 국경을 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태국의 메콩강변에서 출입국이 자유롭게 허가되는 라오스 땅인 돈싸오 섬으로 건너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해야 15분. 그것도 메콩강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유람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다.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차편으로 1시간만 달리면 미얀마에 닿는다. 미얀마의 국경 마을인 타찌렉은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것도 있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미얀마산 루비나 옥 등의 보석부터 호랑이 뼈나 버마왕조의 골동품 같은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건 값도 태국보다 싸서 기념품 정도는 한 두개 사는 것도 좋다.

타찌렉에서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간이택시 '툭툭'을 타고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달리면 고산족 마을이 나온다.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대인 북부 산악지대에 사는 고산족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화려한 의상을 자랑하는 아카족과 은으로 된 링을 걸어 목을 길게 만드는 풍습이 있는 '목긴 카렌족'. 고산족 마을에서 이들이 공연하는 전통춤을 구경하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골든 트라이앵글의 어두운 역사를 알고 싶다면 태국 왕실이 직접 운영하는 '아편박물관'(Opium Museum)을 찾는다. 메콩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 이 박물관에서는 아편과 관련된 정보와 자료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청조 말 사용된 아편 피우는 도구들에서부터 멀티미디어까지 다양한 도구를 동원해 아편의 역사와 제작과정을 보여준다.

메콩강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매파렁 가든도 골든 트라이앵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은 국립공원인 도이퉁에 자리잡은 스위스식 정원으로, 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답게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태국 국왕의 어머니인 왕비가 직접 세운 이 정원도 뿌리깊은 마약 재배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 북부 산악지대에 사는 소수 민족들이 생활난을 이기지 못하고 불법으로 양귀비 재배를 계속하자 결국 태국 왕실이 마약을 대신할 새로운 관광 수입원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매파렁 가든이다.

치앙라이주 관광을 마치면 국내선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치앙마이를 찾는다. 인구 100만이 넘는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방콕 다음으로 큰 도시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불교사원인 도이수텝(Wat Phrathat Doi Suthep). 전국민의 95%가 불교도인 태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사원이지만 그 중에서도 도이수텝은 손꼽히는 명찰이다.

시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수텝산 정산에 와불처럼 자리한 도이수텝을 보지 않으면 치앙마이를 보지 않은 것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방콕 에메럴드 사원에 있는 에메럴드 불상은 바로 이곳에 있던 것을 옮겨 놓은 것이다. 금빛 스투파(탑)와 화려한 사원 건물들이 한국 전통 사찰들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지만 낭랑하게 울려 퍼지는 스님들의 독경소리는 매한가지다.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우리나라로 치면 남대문 시장 격인 나이트 바자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다. 외국인 배낭 여행객과 쇼핑객들로 북적거리는 이 시장에는 가짜 롤렉스시계부터 태국 전통악기까지 갖가지 물건이 넘쳐 난다. 덤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가벼운 맥주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치앙마이에서 태국 전통음식을 즐기려면 칸톡 레스토랑을 찾는다. 이곳에서 닭고기 튀김, 바나나 튀김, 찹쌀밥과 다양한 소스 등으로 구성된 태국 북부 전통 요리상을 맛볼 수 있다. 우리음식과 큰 차이가 없어 입맛에 맞는 편이다. 식사시간 중 태국 전통춤과 음악이 곁들여진 공연이 펼쳐진다.

/치앙라이·치앙마이(태국)=글·사진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 찾아가는 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이 인천∼방콕편을 매일 운행한다(5시간30분). 방콕∼치앙마이·치앙라이(1시간15분), 치앙마이∼치앙라이(40분)는 타이항공 국내선을 이용한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방콕∼치앙라이는 12시간, 치앙마이∼치앙라이는 4시간이 걸리며 치앙마이∼골든 트라이앵글도 4시간 거리다.

태국의 화폐단위는 바트. 1바트는 한화로 30원 안팎이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늦다. 12월부터 2월까지는 낮에도 평균기온이 25도를 넘지 않는 건기로 우리나라 초여름과 같은 날씨다. 일교차가 커 저녁에는 쌀쌀하므로 가을 옷도 같이 준비해야 한다.

영어가 통용되지 않아 관광 가이드가 없으면 여행하기가 쉽지 않다. 돼지고기, 닭고기와 야채를 주로 사용한 음식은 한 번쯤 먹어 볼만 하다. 특히 태국식 쌀국수는 매운 맛이 강해 우리 입맛에 맞는다. 단 '팍치'라는 향신료는 거부감이 든다. 그럴 때는 음식 주문전에 "마이싸이 팍치"(팍치 빼 주세요)라고 말하면 된다. 주한 태국관광청 (02)779-5417

■코끼리·뗏목타기… 트레킹 재미 "푹"

치앙라이와 치앙마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트레킹이다. '목적지 없는 도보여행'인 트레킹은 아스팔트와 빌딩 숲속에서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해 준다. 우리나라에도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만 태국의 트레킹은 코끼리 타기, 뗏목 타기, 고산족 마을에서의 숙박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색다르다. 치앙마이에서 트레킹을 하려면 3일 기준으로 3,000바트가 든다.

고산족 마을에서 생활을 체험하는 것은 치앙마이 트레킹의 하이라이트. 산속 오지에서 우리와 전혀 다른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카렌, 야오, 아카족 등 소수 민족들을 볼 수 있다. 단 이 기간 중에는 현지인 가이드가 지어주는 밥을 먹으며 문명생활의 편리함을 포기할 각오를 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고산족 마을 숙박이 꺼려진다면 코끼리타기와 뗏목타기만 해도 된다. 코끼리 타기는 태국여행에서 가장 재미있는 코스 중 하나다. 동물 학대라는 죄책감에만 시달리지 않는다면 코끼리 등을 타고 강을 건너 산을 넘는 15분간의 시간이 즐겁다.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손수 노를 저어 볼 수 있다. 두 가지 코스와 점심식사가 포함된 비용은 500바트.

/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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