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활력을 복원시켜, 성장위주의 정책을 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부총리는 10일 저녁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우선 성장에 주력하면서 쳐낼 것(개혁)을 쳐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당초 임명 소식을 듣고 집으로 찾아온 기자들을 피하다가 밤늦게 귀가해 간단히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부총리가 생각하는 경제의 큰 그림은 무엇인가.
"1960∼70년대를 이끌어온 체제가 작동이 안되고 있다. 곳곳에서 마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어차피 작동시켜야 할 것은 작동시키면서 마찰을 해결해야 한다."
―개혁과 성장 중에서 어떤 것이 먼저인가.
"당연히 성장이 먼저다. 우선 성장에 주력하면서 쳐 나갈 것을 쳐야 한다."
―37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 대책은 뭔가.
"일부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당연히 신용불량자 관련 대책이 필요하며, 곧 관련 대책을 만들 것이다."
―부총리 제의를 수락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하는데‥.
"고민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부총리로 불러준 것이 오히려 고맙다. 능력이 모자란 것이 걱정될 뿐이다. 어제(9일) 맘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훨씬 이전부터 마음을 정했다."
―출마하는 김진표 부총리와는 자주 만나는 사이인가.
"자주 만나는 사이다. 처음에는 김 부총리에게 출마를 하지 말고 마무리를 하라고 했다. 그런데 본인의 결심이 이미 굳은 상태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한 훌륭한 분이다."
―재경부 장관이 재수인데 과거에 비해서 달라진 것은.
"요새 같은 경제여건에서는 일할 마음이 내키지않는 것이 사실이다. 안팎에서 힘을 몰아줄 때 일할 마음이 나는거다. 그래도 맡을 수 밖에 없었다. 기왕에 맡았으니 잘하도록 노력하겠다. 대통령께서 두번이나 부탁을 했다. 2000년에 그만뒀을 때 정말 잘 살 것 같았다. 집에도 잘하고 돈도 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내겐 '횡액'(농담조로)이 걸린 셈이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가야하며 극단으로 치닫지 않아야 한다."
―부총리로 가면 '이헌재 펀드'는 어떻게 되나.
"민감한 문제이다. 내일(11일) 정식으로 부총리가 된 뒤에 얘기하겠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