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와 딸 가진 부모들의 불안을 덜어주려면 경찰의 활동이 크게 달라져야 한다. 매일같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 납치와 살인, 실종사건으로 불안감과 공포가 커지고 있으나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는 매우 부진하다. 경찰이 있는지, 치안활동이 정상적으로 수행되고 있기나 한지 의심스러울 정도다.카드 빚을 비롯한 생활고와 인명경시 풍조 등 범죄 촉발요인이 커졌는데도 경찰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이지만, 경찰활동의 중심이 약속과 달리 민생치안에서 벗어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연간 3만건 이상 발생하는 시위에 대처하느라 일손을 돌리고, 특진을 의식한 총선사범 적발에 정신을 빼앗긴 상황에서는 강력범죄 예방은커녕 해결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범죄 수사를 도울 의무와 권한이 없는 민간인을 동원했다가 목숨을 잃게 한 어처구니없는 일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
경찰이 할 일은 민생치안 강화를 위해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자체적으로는 부천 초등학생들이나 포천 여중생사건의 경우에서 드러난 초동수사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고장난 실종자 수사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들 두 사건의 경우 단순 가출로 처리했던 잘못이 크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학교, 지역 사회단체와 손잡고 경찰인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 좀더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방범활동을 전개해야 할 시점이다. 경찰을 믿지 못해 가족들이 거리에 나서고, 사설 경호업체에 자녀 보호를 의지하는 현상은 공권력의 입장에서 낯을 들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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