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권별로 상품의 장점 만을 모은 이른바 '퓨전 금융상품'이 뜨고 있다. 금융업간 업무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던 규제들이 하나 둘씩 제거되고 은행·증권·보험사들이 고객 확보를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하면서 고객들에게는 이전에 비해 훨씬 유리한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구체적으로는 과거 은행 보통예금에서 발전한 상품으로 보통예금의 편의성을 다 갖췄으면서도 예탁자산의 주식 운용 등을 통해 금리를 훨씬 높인 증권사 예탁상품이나 은행 적금에 보장성 보험혜택을 부여한 은행권의 '개량적금' 등이 시선을 모은다. 또 대출 관련 상품 중에는 대출이자와 수수료 일부를 투자자금으로 운용한 수익금으로 당초 대출이자를 경감하는 식의 '은행대출+주식투자'형 상품도 일반화 하고 있다.
보통예금 편의성+연 3%대 MMF 고수익
증권사 '퓨전상품'으로는 최근 삼성증권이 출시한 '삼성 SMA(Samsung Cash Management Account)'가 주목된다. 제휴사인 우리은행의 가상계좌가 예탁고객에게 제공돼 서비스가 가능해진 이 상품은 은행 보통예금통장의 편리함과 증권사 머니마켓펀드(MMF)의 고수익을 겸비한 상품이다.
통상 샐러리맨의 급여계좌는 급여 뿐 아니라 소액 여유자금 등을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가계 유동자금의 '정거장' 성격을 갖는다. 과거 은행 보통예금상품을 이용하면 금리는 거의 0%에 가깝다. 반면 '삼성 SMA' 계좌를 개설해 이용하면 기존의 입출금 편의 외에 예탁자금에 대해 매일 연 3%대의 금리 수익이 보장된다.
삼성증권은 이 같은 추가금리 서비스를 위해 예탁자금이 국공채 및 콜 등 절대 안전자산으로 구성된 전용 MMF에 자동 투자되도록 내부 운용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은행통장+증권계좌
조흥은행이 연초 굿모닝신한증권과 제휴해서 선보인 '조흥은행 FNA'는 증권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은행계좌가 있더라도 별도로 증권사 위탁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는데 주안점을 둔 상품이다. 따라서 고객으로서는 '조흥은행 FNA' 계좌 하나만 열어두면 보통예금의 수시입출금 서비스와 증권사 위탁계좌 관련 서비스를 모두 받을 수 있다. 다만 금리는 은행 보통예금 수준이다.
대출 수수료로 돈 벌어 금리 경감
은행권의 지수연동예금이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지만, 기업은행의 지수연동대출 상품도 특이한 형태의 '퓨전상품'이다. 수시로 한정 판매되는 이 상품은 대출 고객으로부터 대출금액의 2%를 수수료 형식으로 받아 은행이 주식에 투자, 수익금 만큼 대출이자를 깎아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4월 첫 출시된 상품을 이용한 고객은 연 6% 대출이자에 수수료 이자 2%를 합쳐 대출금액의 8%를 이자와 수수료로 부담했지만, 은행이 총대출금액 100억원의 2%인 2억원을 주식 등에 투자해 얻은 수익금 4억2,600만원을 고객에게 모두 되돌려 줘 결국 1년에 3.74%의 대출 이자만 부담한 셈이됐다.
환율연동예금·카드슈랑스
신한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는 환율 관련 파생상품인 '환율연동예금'은 요즘 같은 환율 급변기에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이다. 환율이 오르거나 떨어지는 것에 상관없이 오직 변동폭을 기준으로 금리를 주기 때문에 최고 연 7.0%의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랜드마크투신이 최근 출시한 '1억 만들기 주식투자신탁' 상품은 가입 고객이 적립기간 중 사망 등 상해사고를 당할 경우 목표 적립금액과 사고 전까지 불입금액과의 차이를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큰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삼성카드가 내놓고 있는 '삼성카드 카드슈랑스' 서비스에 따라 출시된 '닥터콜암보험'은 삼성카드 고객 전용상품으로 고객에 한해 최고의 조건을 부여하는 등 보험·은행, 투신·보험 등 금융권간 서비스결합형 '퓨전상품'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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