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설의 승부사" 최배달 魂 이어야죠 / 日서 극진가라테 이끄는 문장규 관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설의 승부사" 최배달 魂 이어야죠 / 日서 극진가라테 이끄는 문장규 관장

입력
2004.02.11 00:00
0 0

"스승님은 제자를 보면 언제나 '밥은 먹었냐'는 것이 인사였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목구멍까지 차오를 만큼 밥을 먹었습니다. 스승님은 제자들을 바라 보시며 세상에서 가장 괴운 것은 배고픔과 고독이라며 배부른 고통은 오히려 행복이라고 말씀 하셨죠."일본 극진 가라테(空手)를 이끌고 있는 문장규(일본명 마쓰이 쇼케이·41·사진) 극진회관 관장은 누구보다 영화 '바람의 파이터'(감독 양윤호) 제작 소식이 반갑다. 그는 최배달로 알려진 극진 가라테의 창시자 최영의(1922∼94) 총재에게 가라테를 직접 배운 제자로 지금은 고인이 된 최 총재의 뒤를 이어 1994년부터 극진 회관을 이끌고 있다.

"스승님께서는 도장을 활기차게 운영하라는 뜻으로 제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저를 후계자로 지목하셨답니다." 문씨는 관장 취임 전, 전일본대회, 세계대회 등을 휩쓸어, 4마리의 황소를 맨 손으로 한꺼번에 때려 눕혀 '신의 손'으로 불리던 최영의의 후계자로 낙점 받았다. 극진회관은 현재 120개국에 145개의 도장에서 2,000만 명의 수련생을 기르고 있으며, 최근 세계 이종격투기대회의 입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형제들과 함께 피아노, 주산, 기계체조를 배우러 다닌 평범한 소년이었습니다." 평범한 소년이 가라테 고수로 변신한 것은 13세에 읽은 '가라테에 미친 사나이의 일대기'라는 최배달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책이 계기가 됐다. 문씨는 이 만화책을 읽고 바로 극진회관에 입단했다. "스승님의 젊은 시절은 끊임없는 도전의 나날이었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단련했지요."

그는 '실전이 아닌 것은 인정 받지 못하며 인정 받지 못하면 신용을 얻을 수 없게 되며 신용이 없어지면 존경 받을 수 없다'는 스승의 말을 보석처럼 마음 속에 담고 있다. "스승님은 힘없는 정의는 무용지물이라며 늘 실전을 강조했습니다. 훈련도 혹독했지요. 하지만 사석에서는 늘 자애로움이 넘쳐 집에 가면 손수 차를 끓여 제자들에게 대접했습니다."

그 역시 끝까지 한국인임을 잊지 않은 스승을 따라 여전히 일본에 귀화하지 않은 채 한국 국적을 지키고 있다. "비록 스승님께서는 원활한 세계진출을 위해 귀화를 했지만 이름만큼은 끝까지 배달(마쓰다스)을 고집했습니다."

문씨는 스승의 젊은 시절 활약상을 그린 방학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바람의 파이터' 촬영을 위해 도장 소속 무도인의 단역 출연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스승님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스승님의 모습을 제대로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영의 역을 맡은 주연배우 양동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를 통해 전설의 승부사이자 끝까지 한국인으로 남았던 스승님의 참모습을 제대로 되살려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도쿄=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