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에 대이변이 일어났다.'동계 스포츠 불모의 땅'인 미국 텍사스 출신 선수가, 그것도 인라인 스케이트의 바퀴를 떼내 은빛 스케이트날로 갈아끼운 지 18개월 만에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정상에 올랐다.
9일(한국시각) 노르웨이 하마에서 열린 세계 종합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 종합에서 미국의 신예 채드 헤드릭(26·사진)이 종합점수 150.478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헤드릭은 불과 1년 6개월 전만 해도 아스팔트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던 선수. 인라인에서만 9번 연이어 세계 타이틀을 따낸 그가 스피드스케이팅에 도전, 새로운 역사를 일구어 낸 것.
헤드릭은 1988년 에릭 플레임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 정상에 선 미국인이 됐다.
헤드릭은 8일부터 이틀에 걸쳐 열린 500m 1,500m, 5,000m 10,000m 등 종목 우승은 못했지만 장단거리에서 고른 성적을 받아 종합 점수에서 선두를 지켰다.
이는 지난달 유럽 챔피언십에서 네덜란드의 마크 투이테르트가 세운 종합 점수 151.691을 깬 대기록.
경기 후 헤드릭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고된 훈련의 보상을 받은 것 같다.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팀 동료 섀니 데이비스(21)가 종합점수에서 2위(150.726)에 올라 1893년 대회 출범이래 처음으로 미국 선수가 1, 2위를 동시 석권하는 쾌거도 이뤘다.
/주훈기자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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