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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스타들과의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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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스타들과의 저녁식사

입력
200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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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영화비평가협회(LAFCA)가 선정한 2003년도 각 부문 수상자에 대한 만찬이 지난달 26일 오후 6시부터 LA의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서 열렸다. 올해로 29회째인데 LAFCA의 선정은 아카데미 회원의 각 부문 후보선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비평가들은 영화의 오락성보다 예술성을 중시, 소품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 우리가 뽑은 최우수작품은 정말로 작은 드라마 '아메리칸 스플렌더' 였다.이날 '대부'의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딸 소피아가 감독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가 남우주연상(빌 머레이)과 신인상(스칼렛 조한슨)을 받는다고 자신의 포도원에서 만든 코폴라 포도주를 보내왔다.

신세대상을 받은 스칼렛 조한슨(19)은 금발을 뒤로 단정히 묶고 얇은 푸른색 드레스를 입은 앳된 모습이었다. 나는 '사랑도…'를 보면서 내내 궁금했던 사연을 물었다. "스칼렛, 마지막에 빌 머레이가 당신네 귀에다 대고 속삭인 말이 무엇이냐." 그랬더니 스칼렛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건 빌과 나만의 얘기로 미스터리로 놔두는 게 나을 것"이라며 안 가르쳐 줬다. 스칼렛은 수상소감에서 "뉴욕비평가들은 날 제쳐놓았다"고 뼈가 있는 농담을 한 뒤 "하복부가 뜨거워질 만큼 흥분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같은 질문을 소피아에게도 했다. 소피아도 역시 같은 대답. "아버지는 왜 안 왔느냐"고 물으니 "어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내가 상을 두 개나 받은 데 너무 흥분해 지쳐 못 왔다"고 말했다.

'21그램'으로 최우수 주연여우로 뽑힌 나오미 왓츠는 흰 옷에 역시 금발을 뒤로 묶은 다정한 모습이었는데, 소피아만큼 갈비씨였다. 나는 나오미 왓츠에게 "마지막에 당신이 임신한 아기가 당신과 사랑을 나눈 숀 펜의 것이냐 아니면 숀에게 죽은 당신 남편의 것이냐"고 물었다. 나오미는 "숀의 아기"라더니 "그러나 실제로 션의 아기는 아니다"고 호주 액센트가 있는 말로 강조했다.

식장에 제일 늦게 도착한 사람은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으로 감독상을 받은 피터 잭슨. 자기 영화에 나오는 호빗 같은 모습에 덥수룩한 수염을 한 단구의 피터와 사진을 찍으며 "난 한국 사람이고 당신은 뉴질랜드 사람"이라고 말했더니 "그래 여기가 유엔"이라고 농담한다. 그에게 "당신 이번에 오스카상 받을 거야"라고 내기를 걸자고 했더니 "두고 보자"고 하면서도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러브 액츄얼리'로 최우수 조연남우로 뽑힌 빌 나이는 "내게는 진짜 큰일인 이 상을 받기 위해 영국서 날아왔다"면서 "여러분이 나를 진정으로 알아줘 고맙다"고 말했다.

/LA미주본사편집위원·LA영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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