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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인터넷 펌" 문화에도 예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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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인터넷 펌" 문화에도 예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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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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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네티즌들 사이에 이른바 '펌'이 일상적인 행위로 자리잡았다.펌이란 다른 사람의 문서 가운데서 필요한 부분을 끌어다 쓰는 것을 말한다. 펌은 이제 인터넷 문화의 일부분이 됐고, 네티즌들은 펌을 통해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나는 펌이 인터넷의 효용성을 극대화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런데 펌은 기본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 자신의 웹사이트를 온통 펌 문서로만 가득채우거나 인용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게시물인양 올리는 이른바 '펌질' 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얼마 전 모 포털 사이트는 신문사에서 제공하는 기사 내용 전문을 회원 블로그에 퍼갈 수 있는 기능을 일방적으로 선보였다가 해당 신문사의 항의를 받고서야 중단한 일이 있다. 하지만 게시물을 자신의 블로그에 그대로 퍼갈 수 있는 기능은 여전히 제공하고 있는데, 비록 펌을 막는 옵션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바람직하지 않다.

펌으로 인해 발생하는 저작권 시비를 피하는 방법으로 링크가 있다. 링크는 제목이나 핵심 문장만 써놓고, 네티즌이 이것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연결되는 장치를 말한다. 게시물을 인용할 때는 제목과 링크, 혹은 부분 인용과 링크만으로 충분하다.

문서 전체 내용을 저장하여 보관하고 싶으면 인터넷에 올리지 말고 자신의 컴퓨터에 별도로 보관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원문 저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행위이다.

모 인터넷 신문은 기사에 외부 링크를 허용하지 않는다. 해당 사이트에 문제가 생기면 함께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인데, 온라인 매체만이 가진 경쟁력을 버리고 웹 문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원천 봉쇄한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라는 느낌이다.

웹 문서는 종이 문서와 다르다. 오탈자를 교정하거나 용어를 순화하거나 적절한 예시를 삽입하거나 참조 링크를 만들기에 편리하다. 그렇지만 웹 문서는 문서 작성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언제라도 재편집되거나 변형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원문 전체를 퍼 담고 마구 유포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링크를 통해 최신 정보를 해당 페이지에 직접 가서 보는 것은 원문 저작자의 노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웹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이 강 룡 웹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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