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지난해까지 경기의 '더블 딥(double dip:이중침체)'을 거쳐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블 딥이란 말 그대로 '두 번(double) 떨어진다(dip)'는 의미로 경제가 바닥을 벗어났으나 상승국면이 오래가지 못한 채 다시 침체로 빠져 결국 경기순환이 'V'나 'U' 아닌 'W'모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8일 한국은행의 월간 조사통계월보에 게재된 '경기순환의 국면식별' 보고서에 따르면 각종 경기모형을 응용한 결과, 2000년 3분기에 정점을 치고 내리막길로 접어든 경기는 1년여만인 2001년 3분기 무렵 일단 저점(첫번째 작은 저점)을 통과했다. 그러나 상승국면은 오래가지 못하고 2002년4분기∼2003년1분기를 정점으로 다시 꺾이기 시작, 작년 4분기에 다시 저점(두번째 작은 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더블 딥을 겪게 된 근본원인으론 부동산 규제완화와 신용카드 한도확대 등 인위적 경기부양책을 꼽을 수 있다. 2000년 하반기이후 경기하강 과정에서 정부는 경제를 띄우기 위해 무차별 소비 진작책을 펼쳤고 그 결과 경기는 1년 만에 저점을 찍고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빚(부동산담보대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으로 띄워진 경기는 거품일 수 밖에 없었고, 결국 1년 만에 집값폭등과 신용불량자만 양산한 채 다시 곤두박질치게 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