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과 이라크 파병동의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국회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FTA 비준안은 박관용 국회의장과 4당 대표들이 9일 본회의 처리에 대체적인 의견을 모은 상태여서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나 농촌 지역 의원들의 반발이 수그러지지 않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한나라당 농촌지역 의원들은 9일 오전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지만 "몸으로 막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이규택 의원은 "정부 입장에 진전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고 저지 방침을 분명히했다. 민주당에선 배기운 의원이 7일부터 FTA 처리에 반대하는 단식농성에 들어갔고, 8일 박종완 의원이 가세했다. 추미애 의원도 기자 간담회를 갖고 "FTA비준안 통과는 국내 과수농가를 전멸시킬 것"이라며 "표결에 부쳐지더라도 국가 중대 사안인 만큼 기명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추 의원은 "농촌 지역 출신 의원들은 표를 의식해 반대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지만 나는 도시출신 의원"이라면서 "부결되더라도 국제신인도가 추락할 것이라는 정부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촌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표결에 부쳐지면 도시 출신 의원들이 많아 가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투표방식을 놓고도 상당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선 무기명투표 방식이 거론된다. 반면 민주당은 "몸으로 막진 않겠다"고 실력저지에서는 한발짝 물러서면서도 반대토론을 거쳐 기명투표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칠레 FTA 반대 서명을 한 의원 147명 대부분이 무기명이라면 몰라도 기명투표를 할 경우엔 반대를 할 것이란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FTA비준안에 비해 이라크 파병안은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처리가 용이한 편이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찬성 당론으로 기운데다 우리당 정동영 의장도 처리 방침을 분명히 해 표결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민주당 김영환 정범구 의원 등 31명은 "정부가 전투병 중심의 부대를 재건부대로 속였다"며 파병동의안 처리를 강력 저지할 방침이어서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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