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기소됐지만, 자금을 준 사람을 밝히지 않더라도 사법부를 통해 무죄가 입증되리라 생각했었다. 3년 동안 29차례의 재판을 받았는데 결국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결과에 승복한 것은 아니지만, 5선 의원으로 키워준 마산 시민들과 국민께 죄송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아 정계를 은퇴했다. 국회의원 프리미엄을 안고 2심 재판 받기 싫었다.지난 3년간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극단적으로 정몽헌, 안상영씨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무덤까지 갖고 가기로 한 정치적 신의를 지키는 것이 국민과 역사에는 배신행위라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940억원은 당시(1995∼96년) 사무총장으로서 신한국당 총재였던 김영삼 대통령에게서 받았다. 청와대 집무실이었다. 시점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공소장에 적힌 경남종금, 동남은행 계좌 등으로 돈이 입금된 날이거나 그 전날 아닌가 싶다. 전두환, 노태우씨를 조사하던 때였다. 나는 선거때 총재가 주시는 자금을 받아 알뜰하게 한 명이라도 더 당선되도록 하는 것이 내가 맡은 임무라고 생각했다.
안기부 자금이라는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당황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지만, 국민들의 냉엄한 시선을 배신할 수 없어 늦게나마 진실을 밝힌다. 20년간 몸담아 온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진실을 외면하고, 결과적으로 사법부의 권위를 훼손한 점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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