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5일 국회 법사위에서 제기한 '1,300억원 괴자금'의혹을 놓고 당 안팎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일단 홍 의원이 증거로 제시한 CD(양도성예금증서) 사본이 하루 만에 위조로 판명되면서 당내에서조차 폭로의 신빙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됐다. 한 소장파 의원은 6일 "당의 이미지 쇄신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고 혹평하고 "네거티브 전략은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난 대선 때 이미 확인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다른 의원은 "단시간에 총선 구도를 바꾸려는 욕심에 이런 실수가 나왔을 것"이라며 "지금은 무리한 폭로보다는 건설적인 정책비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홍 의원을 (폭로를 하지 말라고) 말렸는데 말을 듣지 않더라"고 전했다. 당 대변인실도 이에 관한 논평을 내지 않은 채 침묵했고,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도 이 문제는 의제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홍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CD 사본이 가짜일 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 추적해 보니 관련 계좌가 하나은행에 실존하고 1,300억원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중요한 것은 CD의 위조 여부가 아니라 돈의 출처와 성격"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 돈인지, 누구의 돈인지 한 달동안 추적했지만 밝혀낼 수 없어 공개하고 특검에 수사 의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결된 계좌에 금융채 형태의 3,300억원과 다른 CD 1,200억원 등 총 5,800억원이 들어 있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CD발행은행이나 매매중개를 하는 증권사는 CD의 전주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도, 확인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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