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의 오페라/밀턴 브레너 지음
오페라를 잘 모르거나 아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가벼운 읽을거리다. 40여 년 간 오페라를 끼고 산 미국인 오페라 비평가가 27편의 유명 오페라에 얽힌 뒷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곡가와 대본 작가, 원작자, 오페라 흥행에 매달린 장사꾼과 관객들이 벌인 온갖 소동과 추문, 진지하거나 혹은 터무니없는 경박한 논쟁 등 음식으로 치면 양념에 해당될 이야깃거리들을 풀어놨다. 바그너가 빚쟁이를 피해 발트해를 건널 때 선원들의 외침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착상했다든지, 변덕스럽고 정열적인 집시 여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비제의 '카르멘'은 매춘부 출신으로 극장 책임자까지 올랐던 유명 여배우가 모델이 됐다든지 등등. 주로 18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이야기다. 김대웅 옮김. 아침이슬 1만5,000원.
잠자는 유전자를 깨워라
/무라카미 가즈오 지음
인간의 유전정보는 대부분 잠들어 있으며 그 중 좋은 유전자를 깨우고, 깨어있는 나쁜 유전자를 잠들게 하면 인간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담았다. 저자는 인간이 보통 사용하는 유전 정보는 전체의 3%밖에 되지 않는다며 오랜 잠에 빠져있는 유전자를 깨워 일으키라고 주문한다. 평범한 학사 출신 연구가 다나카 고이치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것도 엄청난 힘을 숨기고 있는 유전자를 깨운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저자의 유전자론은 마음, 환경, 직관, 본능적인 욕구에 대한 다시 보기라고 할 수 있다. 도전적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 개인적인 환경의 변화, 직관적으로 느끼려고 하는 노력이 잠든 유전자를 깨운다고 말한다. 이야기꾼의 솜씨와 풍부한 체험으로 풀어낸 유전자론. 김현영 옮김. 양문 9,000원.
역사 속의 매춘부들
/니키 로버츠 지음
영국 소호에서 창녀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저자가 사회악으로서 매춘의 기원을 추적, 고대 문명의 여성 사제로부터 시작되는 매춘과 매춘부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가부장적 성 도덕에 토대를 둔 기존 남성중심적 역사 서술과 달리 '도덕적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는 창녀의 시각'에서 본 매춘의 역사다. 금욕주의를 명분으로 여성을 착한 아내 대 나쁜 창녀의 이분법적 구도로 가른 기독교, 공창제를 재정의 기반으로 삼은 솔론의 그리스 민주정치, 현모양처론을 주장한 루소 등이 비판의 도마에 오른다. 저자는 스스로 매춘을 선택한 여성에 주목한다. 생계 유지를 위한 노동으로서 선택된 매춘에 대한 도덕성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그는 정당한 산업으로서 매춘의 합법화를 주장한다. 김지혜 옮김. 책세상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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