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찰, 투자유치 문건 발견/閔, 실제 자금모집 시도한 듯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찰, 투자유치 문건 발견/閔, 실제 자금모집 시도한 듯

입력
2004.02.07 00:00
0 0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44)씨의 '653억원 펀드 모집' 사건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민씨가 실제 병원 신축을 위해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653억원 규모의 펀드와 민씨의 이천 병원 설립 추진 계획간의 연관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경찰은 일단 민씨 펀드가 병원 건립 추진과정에서 불거진 사기성 해프닝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김포 푸른솔병원 경영난 등으로 80억원대의 빚 상환 독촉에 시달리던 민씨가 투자자금을 끌어 들이기 위해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653억원 펀드 모집'을 주장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하지만 투자 유치 문건이 발견된 만큼 이를 통해 실제 자금 모집이 이뤄졌는지, 또는 투자 희망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했는지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의문으로 남아있다.

민씨의 지난해 행적을 봐도 민씨는 이천 병원 신축을 위한 펀드를 실제 모집했거나 모집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영장에서 "민씨가 병원 신축 투자자금 명목으로 돈을 걷었다"고 밝히고 있다. 민씨는 지난해 3, 4월 M소프트 등으로부터 병원 전산시스템 납품 브리핑을 받고 10월엔 M사와 30억원대의 전산시스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또 같은 해 6월엔 서초동 S빌라에 사무실을 내고 '병원 면접자는 올라오라'는 안내문을 현관에 붙이기도 했다. 민씨는 이 때부터 '이천중앙병원장'명함을 들고 다녔다. 또 8월엔 이천 I타운을 허물고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의 병원을 짓기 위해 E설계사무소와 설계계약까지 맺었다. 민씨는 이천 I타운 소유자 이모(43)씨를 통해 두 차례나 병원 건축 허가 신청을 냈고, I타운 입주자 전세자금 반환 명목 등으로 이씨에게 2억5,0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민씨는 병원을 건립할 만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설계사무소 관계자가 "지난해 12월께 '10층 규모는 돈이 많이 드니 5층으로 짓자'고 제의하자 민씨는 '돈을 갖고 올테니 계속 진행하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것에서도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았다는 점을 방증한다. 부동산업자 박모(50)씨에게 병원 식당 운영권을 주겠다며 5억여원을 받아 챙긴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민씨는 김포 푸른솔병원을 담보로 36억원을 대출 받는 등 80억원의 빚 때문에 채권자들에게 쫓기는 처지였다. 2002년 구입한 BMW 승용차 대금 1억2,000만원 중 1억원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씨는 병원 설립 추진을 위해 돌파구가 필요했고, 투자자금을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650억원 펀드 모금' 주장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 경찰 수사팀의 분석이다. 경찰은 그러나 민씨가 병원 건립 외에 부동산 투자 등 다른 목적으로 펀드를 모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계좌를 추적 중이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