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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삼재 폭탄발언 파문/重刑 앞두고 "YS 배신감"에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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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삼재 폭탄발언 파문/重刑 앞두고 "YS 배신감"에 폭발

입력
2004.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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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은 왜 이 시점에서 입을 열었을까. 안풍 재판이 진행된 지난 3년간 주변의 확고한 심증에도 불구하고, YS(김영삼 전대통령)와 안풍 자금에 대해 철저히 함구로 일관했던 강 의원이었기에 이런 궁금증은 커질 수 밖에 없다.강 의원은 6일 서울 고법의 항소심 5차 공판에서 "정치적 신의를 위해 모든 것을 무덤까지 안고 가려 했지만, 국민과 역사를 배신할 수 없다는 결단에 따라 진실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또 "3년간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며 "극단적으로 정몽헌, 안상영씨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고 극심했던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그러나 실제 이유는 목전에 다가온 엄청난 처벌에 대한 절박한 위기감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강 의원은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4년에 추징금 731억원이라는 중형을 선고 받았다. 이 형량이 항소심에서 확정될 경우 강 의원은 정치적, 물질적으로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비록 대법원 상고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그의 형량이 감해질 가능성은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종일관 '남의 일' 보듯 했던 YS의 태도도 강 의원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1심 선고 직후 의원직 사퇴와 정계은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YS의 엄호를 우회적으로 요청했으나 상도동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난달 자신의 변호인단이 "YS가 안풍 자금을 직접 주었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했을 때도 YS측은 "1년 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코방귀를 뀌었다. 결국 YS에 대한 배신감이 강 의원의 결심을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총선을 앞두고 '예산 도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없었던 한나라당의 집요한 설득 역시 강 의원의 입을 여는 데 일조한 것 같다. YS가 직접 강 의원에게 돈을 주었음을 처음으로 언론에 흘린 정인봉 변호사는 한나라당의 법률지원단 소속으로, 당 지도부와 수시로 교감해왔다.

강 의원은 지난달 16일 항소심 4차 공판에서 "많은 국민이 '왜 진실을 밝히지 않느냐'고 항변하고, 인간적 의리가 역사에 배신행위로 나타나는 것 같아 두렵다"며 "심경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말해 이날 진술을 예고했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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