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가을, 장모씨는 유학시절 만난 영국인 친구와 옛 모습을 되찾은 동대문 부근 성곽에 올라 서울 도심을 바라본다. 더 이상 고층건물과 좁은 골목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삭막했던 그 도심이 아니다. '서울의 센트럴파크'로 불리는 동대문운동장 공원을 비롯해 세운상가와 최근 복원된 서울시청 인근의 삼각천 등 곳곳에 녹지공간이 들어서 청계천 물길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문화유산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성곽도보코스'를 둘러 본 이들은 청계천이 내려다 보이는 노상 카페에서 차를 마신 후 산뜻해진 북촌한옥마을과 경복궁을 구경하고 얼마 전 '음식거리'로 재개발 된 청진동의 해장국 집으로 향했다
틀·내용 모두 살리는 역사 문화 복원
청계천 복원과 함께 서울 도심이 '수도 600년'의 옛 모습을 되찾고 활력 넘치는 경제, 문화, 교육 공간으로 거듭난다. 훼손되거나 사라졌던 서울성곽이 복원정비되고 청계천 물길과 맞물려 남북을 잇는 녹지축이 만들어진다. 또 청계천 등 7곳의 문화관광 거점이 만들어져 전통과 현대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심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5일 '서울 도심부 발전계획안 대토론회'를 열고 청계천 복원 이후 서울 도심의 달라진 모습에 대한 밑그림을 내놓았다. 서울시와 시정연은 이날 토론회를 통해 제기된 의견들을 반영 6월 발전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시정연은 4대문 안 역사 문화 복원 사업을 크게 '도성 구조 회복'과 '역사문화자원의 보존, 복원 및 활용'으로 나눠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우선 전체 18.2㎞ 서울성곽 가운데 현재 복원 중인 광희문 일대와 오간수문 뿐 아니라 앞으로 이뤄질 숭례문, 동대문 일대 성곽복원은 주변 광장 조성 사업및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이뤄진다.
또 창덕궁―종묘의 녹지가 세운상가―남산으로 이어져 남북 녹지축이 구축되는 한편 복원된 서울성곽을 따라 동대문―광희문, 남대문―경희궁을 잇는 '환상(環狀)녹지축'이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4대문안을 청계, 북촌, 정동, 대학로, 돈화문 길, 장충, 남촌 등 7개 문화관광거점으로 나눠 권역별로 문화자원을 발굴해 도보관광, 역사탐방, 쇼핑 등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한다. 현재 3개 코스로 진행되는 '4대문 안 도보관광코스' 외에 '근대사 탐방로', '청계골목탐방', '성곽탐방' 코스가 새로 만들어진다.
청계천변 블록별로 특성화 개발
복원 이후 '도심 속 오아시스' 역할을 하게 될 청계천 변은 업무상업문화 등 다양성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이를 위해 복원구간 일대를 22개 블록으로 나눈 후 중추관리업무, 교육서비스, 특화도심산업, 주거 등 구역별 특성을 설정한 후 각 지역에 맞는 전략시설을 유치한다.
또 청계천 연변 지역의 과도하고 무질서한 개발을 막고 '환경 중심 개발'을 유도한다.
시정연은 현재 용적률 수준(기준 용적률 600%, 최대 1,000%)을 유지하고 건물 높이 제한도 현재의 90m를 인사동, 정동, 종묘 등 사적보존 필요성이 있는 곳은 50m로 강화하고 건물 폭도 40m(청계천 남측 6층 이상) 내외로 줄일 것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앞으로 서울 도심부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세밀한 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절실하고 '도심특별관리지구' 지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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