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을 들려줬던 피아니스트 임동혁(20)이 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한다. 때맞춰 쇼팽의 작품들로 녹음한 두 번째 음반도 EMI에서 나온다. 임동혁은 15일 런던 위그모어홀 독주회로 영국에 데뷔했다.쇼팽과 슈베르트, 라벨을 연주한 이날 공연에 대한 영국 신문의 평은 크게 엇갈렸다.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의 전통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 뇌리에 남을 만큼 압도적인 연주'라는 찬사와 '활력도 통찰력도 신선함도 없다'는 혹평이 나란히 나왔다.
이번 서울 독주회에는 위그모어 홀에서 연주했던 쇼팽의 '3개의 마주르카 Op.59'가 들어있다. 쇼팽을 가장 좋아한다는 스무 살의 이 청년은 이 곡 외에 쇼팽의 '뱃노래'와 '소나타 2번'을 프로그램 맨 앞에 넣었다. 쇼팽 외의 연주곡은 슈베르트의 소나타 D.664,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7번이다.
신동으로 처음 세상에 알려진 임동혁은 서울에서 태어나 열 살 때 러시아로 이주,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9년간 배우고, 지난해 독일 하노버 음대로 옮겨 전문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피아노의 여제'(女帝)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추천으로 2001년 EMI에서 낸 첫 음반으로 프랑스 음반전문지 '디아파종'이 선정한 '황금디아파종' 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 해 프랑스에서 열린 롱티보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과 함께 독주회 상, 오케스트라 상, 프랑스 작곡가 해석상, 파리음악원 학생들이 주는 상, 마담 가비 파스키에 상 등 5개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수상 거부 파문으로 또 한 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왜 2등이 아니라 3등이냐며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이 사건으로 그는 '오만하다'는 곱지 않은 눈길을 받았다.
평론가들이 뭐라고 떠들든, 음악을 듣고 느끼는 건 청중 맘대로다. 신동이니 세계 주요 콩쿠르에서 입상했다는 화려한 선전도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감상하면 그만이다. 그가 들려줄 쇼팽과 슈베트르, 프로코피에프를 기대하면서. (02)751-9606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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