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외국인 매수세의 급격한 약화 속에 조정장세가 이어지면서 수급측면에서 외국인 동향이 또다시 증시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증시를 이끌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서방선진7개국(G7) 회의를 앞둔 부담에 따른 것"이라며 "국제 유동성 흐름 등을 감안할 때 단기 '숨고르기'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최근 5일간 3,500억원 순매도 전환
거래소 현물 시장에서 설 연휴 이후인 지난달 28일까지 17거래일 간 순매수 행진을 이어 펼친 외국인은 지난달 29일 1,898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올 들어 첫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후 4일까지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55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한 2일 하루를 빼고 4거래일간 내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선물 역시 5,000계약 남짓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 외국인의 중점 매도 업종은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주로 수출 관련주. 한마디로 최근 환율 급락세에 맞춰 악영향이 예상되는 업종·종목에 대해 단기 차익실현 관점에서 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일부 수출 관련 대형주 매도는 최근 미국 증시의 약세와 G7 회의를 앞둔 환율 불안에 따른 관망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여러 논의에도 불구하고 G7 회의가 결국은 '달러 약세의 용인'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미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달러 약세에 따른 비달러화 자산에 대한 선호도 증가, 경기회복 초기 수혜 가능성 등 '바이코리아(Buy Korea)'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다만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지수 조정 크지는 않을 듯
지수 흐름의 최대 변수인 외국인 매수세 유지 전망에 따라 이번 조정의 폭도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최근 조정이 "'1월 효과'의 반작용과 원화절상 및 조류 독감 확산, 외국인의 매도에 따른 매수 주체의 공백 등에 따른 것"이라며 "그러나 비달러화 자산 선호에 따른 글로벌 자산 재분배 과정이 지속되며 외국인 매수전략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최근 부각되고 있는 수급 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정은 '패닉'을 동반하기보다는 인내가 가능한 수준인 820선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 연구원 역시 이 같은 시각에 동조하며 "조정의 연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수의 추가 하락세가 나타날 경우 좋은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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