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공개한 분양 원가 산정방식에 주택수요자는 물론 건설업체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처음으로 분양원가가 공개됨에 따라 이 계산 방식이 민간 업체의 분양원가를 따지는 '준거틀'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도개공이 민간회계법인에 용역을 의뢰해 분양원가를 산출한 결과, 상암7단지 40평형의 원가는 실제 분양가보다 474만원이 낮은 평당 736만원이었다. 도개공은 아파트 한 채당 1억9,000여만원을 이익으로 챙긴 셈이다.
도개공이 제시한 원가중 토지비 산정은 구입가격을 기준으로 삼았다. 도개공은 2002년 서울시로부터 택지개발 기반조성이 끝난 7단지 부지 3,764평을 평당 532만원(총 200억원)에 사들였다. 일종의 '내부거래'였기 때문에 비교적 싼 편이었다. 이 아파트의 용적률은 170%. 이를 적용한 분양연면적(아파트 총 면적)은 6,546평. 총 토지대금을 이 평수로 나누면 평당 분양 대지원가는 305만원이다.
보다 눈여겨 볼 것은 건축원가. 건축비를 부풀려 분양가를 높이는 것이 업체의 '관행'이기 때문이다. 상암 7단지의 평당 건축비는 340만1,000원. 여기에는 공사비는 물론 토목 기계 전기 통신 조경공사비 등 12가지 항목이 포함돼 있다. 도개공은 공사입찰기준에 따라 업체와 계약한 금액 등을 기준으로 건축비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 건축비는 민간업체들이 하청을 줄 때 지급하는 건축비와 큰 차이는 없다.
민간업체들의 건축비는 이를 크게 초과한다. 지난해 서초구에서 분양된 70평형 아파트의 경우 평당 건축비가 1,079만원으로 도개공 건축원가보다 3배이상 많았다. 강북지역 분양 아파트 건축비도 평당 200만∼300만원은 더 많다. 민간 분양 아파트가 광고비가 더 들고 고급 자재를 사용하는 점을 감안해도 이 같은 건축비는 '폭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관계자는 "건교부에서 공시한 표준건축비 등을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일반 아파트의 적정 건축비는 평당 250만∼ 290만원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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