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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유치 찬반 주민투표 D-10 /부안 숨막히는 긴장감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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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유치 찬반 주민투표 D-10 /부안 숨막히는 긴장감 팽팽

입력
200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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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다시 몰아친 2일 오후 전북 부안읍내. 부안방폐장 유치찬반 주민투표(14일)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거리 곳곳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차분했다. 시내를 뒤덮었던 '핵폐기장 결사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노란 현수막과 깃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가두 홍보방송 차량들이 '찬성'과 '반대'를 번갈아 외치며 지나가 또 한번의 격랑을 예고하는 듯 했다.'투표율 80% 자신' 곳곳 투표운동

핵폐기장 반대 운동의 구심점인 부안성당. 매일 밤 어둠을 밝히던 촛불집회가 사라지고 반대 주민들이 주민투표업무와 홍보활동을 돕기 위해 몰려가 성당은 다소 썰렁했다. 수배 중이어서 성당에서 7개월째 살고 있는 김진원(45) 핵대책위 조직위원장은 "찬성측이 기권해도 주민 열기가 높아 투표율은 80%에 이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아줌마 홍보단 20여명이 몰려왔다. "아따, 죽기 살기로 매달려야지라." 핵대책위측이 제공한 식사를 끝낸 이들은 출근하듯 급히 성당을 떠났다. 이어 마을을 돌며 유인물을 뿌리고 '주민투표 참여합시다'라고 적힌 리본을 달아주며 홍보활동을 계속했다.

찬성측 '투표 50% 못 넘는다' 맞불

천성측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군청 바로 옆에 있는 부안국책사업추진연맹(국추련) 사무실은 3일 열리는 읍·면 지역협의회 창립과 불법주민투표 저지 결의대회 준비로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박대규(39) 대변인은 "열악한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 유치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주민들이 많아 홍보활동을 열심히 하면 투표율은 5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안읍 한솔프라자 빌딩 1층에 위치한 부안방폐장유치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 현관 앞 도로는 현재의 부안 민심을 대변하는 듯 꽁꽁 언 빙판길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사무실 안은 수십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마치 총선을 치르는 것 처럼 쉴새 없이 움직이며 북새통을 이뤘다.

"주민투표는 부안사태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힘은 들겠지만 결국에는 반대 주민들이 이길 겁니다." 서너 차례 인터뷰 요청에 "마무리할 일이 많다"며 손사래를 치다가 마지못해 응한 자원봉사자 구세주(28·여)씨의 답변에서 반대 주민들의 비장함이 배어나왔다.

곳곳 작은 충돌, 긴장 고조

양측은 물리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소한 충돌은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읍· 면 찬반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던 보안면 복지회관 부근에서 방송차량으로 홍보활동을 하던 찬성측 주민 2명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김모(42)씨 등 5명이 2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28일에는 상서면에서 홍보활동을 하던 공무원 김모(54·여)씨를 주민이 발로 차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7개월동안의 반대 투쟁으로 지칠 대로 지친 부안 주민들. 그들은 또 불안과 걱정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D-데이'로 향하고 있다.

/부안=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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