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낯선 스페인 애니메이션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13일 극장 개봉 예정인 '엘 시드, 전설의 영웅(El Cid, The Legend)'은 스페인의 필맥스 그룹에서 국민 영웅 로드리고 디아즈 비바를 소재로 3년 6개월에 걸쳐 만든 애니메이션. 1961년 제작된 찰턴 헤스턴, 소피아 로렌 주연의 영화 '엘 시드'와는 같은 소재지만 내용은 약간 다르다.
로드리고는 11세기 스페인이 기독교인과 무어족 영역으로 양분돼 있던 시절, 영토 확장에 성공해 왕과 동등한 지위에 올랐으며 지금까지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는 전투에서 사로잡은 무어족 왕자를 같은 국민이라는 이유로 풀어줘 무어족은 물론이고 기독교인들에게까지 영웅칭호인 '엘 시드'로 불렸다.
호셉 포조 감독과 스페인 애니메이터들은 3차원 컴퓨터 그래픽과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을 적절하게 섞어 로드리고가 엘 시드 칭호를 얻은 이후부터 발렌시아를 정복할 때까지 화려했던 시절을 웅장한 화풍으로 표현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음모, 배신, 복수와 사랑 등 인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제작했기 때문에 역사 지식이 없어도 편하게 볼 수 있다.
눈에 익은 미국 애니메이션과 달리 상체를 풍선처럼 부풀려 표현한 점과 적황색을 많이 사용해 스페인 특유의 분위기를 살린 점이 특징. 그러나 미국 만화책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들의 과장된 행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 또 어두운 야간 전투 장면이 많아 화면이 답답해 보이는 점이 흠. 전체 관람가. 13일 개봉.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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