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포 이경수가 4차 투어부터 100% 자기 기량을 발휘해 준다면…."LG화재 노진수 감독은 1일 구미에서 열린 배구 'KT& G V―투어 2004' 4차 투어(구미) 남자부 개막전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3차 투어(인천)에서 4강전에도 끼지 못해 종합승점 5로 남자실업 6개팀 가운데 5위로 쳐져 있지만, 거포 이경수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또 LG화재로서는 이번 대회 성적이 신통치 않을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렵게 돼 배수진을 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개막전 상대는 LG화재의 '천적'으로 꼽히는 상무. LG화재는 지난해 10월 실업배구 대제전 결승에 이어 이번 V―투어 3차 대회에서 연속으로 0―3으로 완패하는 등 '상무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징크스가 있었다.
하지만 노진수 감독의 기대대로 이번에는 달랐다. 그러나 상무 징크스를 깬 것은 이경수(16점)가 아니라 레프트 손석범(28점)이었다. 이경수가 예상보다 몸이 굳어 있었던 반면 손석범은 위력적인 오픈 강타 및 백어택을 터트렸고, 블로킹(3점)에서도 크게 활약해 '상무 타도'에 일등공신이 됐다. 덩달아 팀 분위기도 살아나면서 센터 이용희는 고비마다 블로킹을 4개나 잡아내 상무의 기세를 꺾어놓았다.
1,2세트를 상무와 25―16, 15―25로 각각 주고받은 LG화재는 3세트에서 레프트 손석범과 라이트 김성채가 오픈 스파이크와 시간차 공격을 두루 구사하면서 상무를 협공, 25―20으로 이겨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LG화재는 마지막 4세트 23―23 동점 상황에서 이경수의 터치아웃에 이어 이용희가 끝내기 블로킹으로 마무리, 25―23으로 세트를 따냈다.
그러나 노진수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노 감독은 "수비도 안 되고 특히 강조했던 공수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낸 뒤 "하지만 최강 삼성화재를 잡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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