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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보일러 "질식사고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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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보일러 "질식사고 주의보"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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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층 단독주택과 연립주택 등에 많이 설치돼 있는 실내 가스보일러와 경유보일러의 배기용 연통에서 가스가 스며 나와 잠자던 주민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31일 오전 11시5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 다가구주택 3층 김모(38·여)씨 집에서 잠자던 김모(15)군 등 두 아들이 방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김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문이 안쪽에서 잠겨 있고 김씨가 "현관 문을 열자 매캐한 냄새가 나면서 숨쉬기가 힘들었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김씨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실내 가스보일러 연통에서 유출된 배기가스에 질식사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현장조사결과 실내 보일러에서 외부로 설치된 S자형 강제배기연통(직경 75㎜)의 가장 낮은 부분에 물이 차 폐가스가 집안으로 역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테리어 기술자로 수년째 외국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47)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1년6개월 전 경기 성남시에 치킨점을 낸 김씨는 평소 새벽 1∼2시면 장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지만 이날은 영업이 늦게 끝난 데다 몹시 피곤해 가게에서 잠을 잔 뒤 오전 11시께 귀가했다.

강제 급배기식 실내 보일러에 의한 질식 피해는 최근 3년간 수십건이 발생, 1970∼80년대 연탄가스 중독사고 만큼이나 서민층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29일에도 경기 하남시 풍산동의 주택 지하 셋방에서 잠자던 김모(30)씨 부부와 아들(7)이 경유보일러 가스에 중독돼 숨지고 딸(10)은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실내 복도에 설치된 주인집 경유보일러의 부식된 연통이 빠지면서 열린 주방문을 통해 김씨 셋방에 가스가 스며든 것으로 보고있다.

또 2002년 연말에도 비슷한 사고가 경기 여주(1명 사망·2명 부상)와 부산 기장(1명 사망·1명 부상)에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실내 보일러는 높은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강제배기 연통의 설치가 잘못될 경우 배기가스가 역류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D가스보일러 인천지점의 김경섭 대표는 "실내 보일러의 배기연통은 바깥 방향으로 15도 가량 낮춰 설치해야 한다"며 "외부 연통이 실내보다 더 높을 경우 빗물 등이 흡기호스로 들어와 관이 막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1일 사고를 당한 김씨 집의 연통도 외부 돌출부분이 실내보다 더 높게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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