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만즈 지음 김하림, 한종완 옮김 에디터 발행·1만8,000원
중국 술 하면 우리는 흔히 중국음식점에서 음식과 곁들여 먹는 술인 '배갈', 즉 바이깔(白干)을 떠올린다.
송(宋)나라 때 처음 등장해 원대(元代) 이후 제조법이 보편화된 바이깔은 곡류를 증류해 만든 술로, 우리 식으로는 소주(燒酒)를 다르게 일컫는 말이다. 바이깔의 종류는 세계 3대 명주로 꼽히는 마오타이를 비롯해 수천 가지가 넘는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각 지역의 특성과 문화에 걸맞게 수천 종류의 술을 만들어온 중국은 오늘날에도 바이깔 생산 공장이 3만 개가 넘을 정도로 술 생산의 양이나 질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라다. 그러니 중국의 술 문화가 발달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기원전 2000년 전의 도시국가로 추정되는 하(夏), 상(商) 나라 때부터 4,000여 년에 걸쳐 술을 빚고 마셔온 중국 사람들이 남긴 기록은 풍부하다.
술자리에서 지켜야 할 예법을 기록한 경서, 술에 얽힌 사연과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시와 소설, 그리고 술 빚는 법을 기록한 전문 서적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이 책은 방대한 문헌자료를 기초로 중국 술 문화 전반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술 종류는 물론 중국 최초로 술을 발명한 사람이 누군가에 대한 학설을 제시하는 데서 출발해, 영웅 재사들의 술과 관련된 일화, 하(夏) 왕조의 수도 지역에서 출토된 작(爵·사진) 등 다양한 술잔의 종류, 술 권하는 놀이인 '주정'(酒政) 등 내용은 흥미롭다.
그러나 저자인 허만즈(何滿子)에 대한 설명을 붙이지 않은 출판사의 불친절은 아쉽다. 엄청난 중국 술의 종류를 소개하는 부분도 너무 간략해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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