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무대가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등 소규모 주 단위를 지나 전국적 규모로 옮겨지면서 후보들의 선거 전략에 일대 변화가 일고 있다. 각 후보들의 전략은 초반 두 차례 선거 결과에 따른 자금모금, 조직개편, 미디어 관심, 당내 지지 등 4대 요소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어 제 2라운드로 접어든 경선 판도가 주목된다.케리의 대세 굳히기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2연승을 거둔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2월3일 경선이 실시되는 남부 7개 주 거의 모두에 욕심을 내고 있다. 민주당 후보 지명에 필요한 2,162명의 대의원 중 269명(12.4%)이 걸린 남부 7개 주에 자금과 인력 선거광고를 고루 배분, 전국적인 인물임을 부각함으로써 초반의 필승 분위기를 3월2일 '슈퍼 화요일' 결전 때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두 차례 선거 승리 후 밀려들고 있는 자금과 지원인력은 이런 전략을 끌고 갈 튼튼한 기반이 되고 있다. 케리 의원은 이날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7선 하원의원인 제임스 클라이번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 자신의 취약지인 남부의 흑인 표밭 공략 발판을 마련했다. 흑인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예비선거의 결정적인 변수다. 그러나 그가 남부에서는 인기 없는 동북부 출신의 상류 지식인이라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불식하고 남부 출신인 존 에드워즈(노스 캐롤라이나)상원의원과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사령관의 도전을 뿌리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딘의 버티기 작전 연패 후 선거대책본부장을 전격 경질하는 조직개편으로 전열을 정비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감량작전'으로 장기전에 대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2월 3일의 '미니 슈퍼 화요일'전에서 7개 중 한 곳도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지명전을 포기하지 않고 대세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7월 전국전당대회에서 추인될 최종 승자는 한 개 주의 압승이 아니라 50개 주 전체에서 과반수를 넘는 대의원을 확보한 후보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딘 후보는 남부 7개 주 경선 4일 뒤 코커스가 열리는 미시건주에서 29일 조직개편 후 첫 유세 일정을 가짐으로써 장기전 전략을 구체화했다. 딘 후보는 지난해 모금한 4,100만 달러를 두 차례 선거전에서 모두 투입하고도 연패했다. 선거자금 관리 문제는 자신을 무명에서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케 하는 데 핵심역할을 한 조 트리피 선거대책본부장을 경질한 가장 큰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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