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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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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입력
2004.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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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8일 200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FRB는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FRB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부터 195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로 동결됐다. 그러나 FRB는 성명에서 "초저금리 정책을 '상당 기간 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문구를 빼고, "금리 인상에 있어 '인내심'을 갖겠다"로 대체했다. FRB는 지난 해 8월 이후 금리정책 발표 때마다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써서 장기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 없음을 확인해 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내심'이라는 표현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FRB가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선택한 어법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경제가 완연한 성장세로 돌아섰고 신규 고용은 미비하지만 고용시장이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으며 물가 상승률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FRB가 서서히 저금리 시대를 마감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FRB의 금리 인상 여부는 기정 사실이고, 이제 그 시기만이 문제라는 것이다.

당초 FRB가 여전히 미비한 고용 상황을 반영해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28일 장중 상승세를 유지하던 뉴욕 증시는 FRB의 발표 직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 대비 1.33% 하락해 2주만에 처음으로 10,500 선 밑으로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와 S& P 지수도 각각 1.83%와 1.36%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그동안 초저금리로 해외로 빠져 나갔던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달러화의 가치도 급등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2센트 가까이 폭등했고, 엔화에 대해서도 0.52엔 올랐다.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4.05%에서 4.19%로 상승했다.

하지만 FRB가 단기간 내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은 거의 없다. 다우존스는 29일 "미국 경제의 불안요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고, 신규 고용 창출도 충분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FRB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FRB는 11월 대선이 끝난 뒤 내년 초에나 금리 인상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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