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 조 대표가 나설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하지 말자는 의견이 한나라당 내에서 제기돼 주목된다.한 핵심 당직자는 27일 "우리가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조 대표가 열린우리당 후보와 맞대결을 벌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주위에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이어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기존의 민주당 지지 표가 대부분 열린우리당쪽에 쏠려 수도권 선거에서 우리 당이 크게 불리한 상황에 몰릴 것"이라며 "민주당이 더 이상 뒤쳐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적지(敵地)나 다름 없는 대구에서 조 대표가 선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줌으로써 전국 선거에서 민주당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이 당직자는 "조 대표가 이번 선거구 조정에서 통폐합이 확실시되는 대구 중·남구에 출마한다면 우리당의 공천포기가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구는 당무감사 자료유출에 반발한 백승홍 의원이 얼마 전 탈당해 한나라당 의원이 없고, 남구는 현승일 의원이 사실상 출마를 포기한 상태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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