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상 이변으로 미국, 중국 등의 곡물생산이 급감, 세계 전체의 곡물 재고율이 1984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락하고 곡물가격은 20년 이래 최고 수준까지 폭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4년에도 곡물 생산이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경우 세계적인 식량위기의 발생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20%대에 불과해, 식량위기가 발생할 경우 엄청난 타격이 우려된다.27일 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입수한 미국 농무부의 '세계곡물 수급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곡물생산은 18억2,690만톤에 불과한 반면 소비는 19억3,210만톤으로 생산이 소비에 비해 1억톤이나 부족했다.
또 최근 4년간 공급부족에 따른 재고 소비량이 2억6,000만톤에 달해 98년 28.4%에 달했던 곡물 재고율이 지난해 말에는 16.1%로 급감했다.
KREI 김태곤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소비증가와 재고수준을 감안하면 향후 2, 3년간 생산부족현상이 이어질 경우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위기 방지를 위해 소비량의 16%를 최소 재고로 보유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세계 곡물 재고율이 권고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84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곡물 재고가 급감하면서 최근 중국이 내수부족을 이유로 옥수수 수출을 전면 중단하고 쌀이나 밀,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하는 등 국제 농산물시장에서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주식인 중립종 쌀(미국 캘리포니아 1등품)의 국제가격이 2002년말에 톤당 287달러에서, 지난해 말에는 554달러로 상승한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576달러로 급등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대흉작으로 2002년 말 1,000만섬에 달했던 쌀 재고가 올 연말에는 600만섬대로 급감, 식량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큰 타격이 우려된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 대해 농림부는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국내 식량수급에는 아직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