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플레잉게임(RPG)은 온라인게임과 패키지게임으로는 매우 인기가 높은 장르지만 모바일게임에서는 예외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잠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의 특성상 카드 게임이나 퍼즐처럼 가벼운 게임이 인기를 얻기 때문이다. '붕어빵 타이쿤2' 이후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아직도 인기 순위 1위는 오래 전부터 '맞고' 같은 고스톱 게임이 장악한 상태다.출시 1주일 만에 KTF 모바일게임 중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한 소프트맥스의 RPG '창세기전 외전 : 크로우'(사진)는 그런 점에서 놀랄 만하다. 창세기전 마니아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성공은 그들의 힘만은 아니었다. 소프트맥스는 국산 패키지 게임으로는 가장 큰 인기를 누리며 시리즈 3편과 외전까지 출시됐던 원작 창세기전의 인기 비결을 그대로 모바일게임에 적용, 제대로 된 모바일 RPG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창세기전의 인기 비결은 방대하고 깊이 있는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실제 성우가 녹음한 대사, 아름다운 배경 음악, 전략적 요소와 액션적 요소가 잘 조화된 전투 등을 들 수 있다. 창세기전 외전 : 크로우에는 이러한 원작의 장점이 잘 녹아 있다. 모바일게임 최초로 성우가 직접 대사를 녹음했고, 플레이 시간과 지도도 모바일게임으로는 방대한 편이다. 수준 높은 그래픽과 배경 음악은 종전 모바일 RPG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린다. 가장 큰 인기를 얻었던 창세기전2에서 쓰인 전투 방식을 모바일게임에 적합하도록 변형해 적용시켰고, 스토리와 등장인물의 대사도 매우 충실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창세기전 시리즈와 마그나카르타 등 소프트맥스의 종전 게임들은 뛰어난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항상 '버그 투성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특히 무리하게 예정일에 맞춰 출시하려다 버그 투성이로 발매된 마그나카르타는 '만들다 말았다', '버그나 깔았다' 같은 원치 않는 별명까지 얻어야 했다. 모바일게임 창세기전에도 역시 '리오나 여관 버그'라는 엄청난 오류가 들어 있다. 팬들은 이런 것까지 원작을 닮을 필요는 없었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속도 조절이 안 된다는 것도 큰 문제다. 최신형 휴대폰에서는 너무 빨라서 대사조차 읽을 수 없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게임을 해 본 이용자들은 이 게임의 장점이 이러한 결점을 덮고도 남을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SK텔레콤 네이트와 KTF 멀티팩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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