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마일짜리 홀인원, 과학계의 잭팟!"25일 화성에 안착한 두 번째 탐사로봇 오퍼튜니티(기회)가 미 항공우주국(NASA)을 연일 흥분시키고 있다. 무사히 착륙한 것만도 대견한 일인데 속속 전송해 오는 화성 풍경이 기대를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놀랍기 때문이다. 화성 탐사 계획 책임자인 스티브 스콰이어스 박사는 "지금까지 본 어떤 광경과도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과학적인 분석을 시도할 수가 없다"며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이라고 흥분했다.
사진에 잡힌 커다란 흰색 암석들은 과거 어느 탐사선도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쌍둥이 로봇 스피릿(정신)이 착륙 지점에서 보낸 작은 돌멩이 수준의 바위 사진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표면 아래 숨어 있던 기반암이 세월이 지나면서 표면으로 돌출된 것이어서 이 암석을 분석하면 화성의 과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확한 착륙도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나사 측은 당초 오퍼튜니티가 스피릿과 정반대 쪽인 '메리디아니 고원' 중에서도 되도록 지질조사가 용이한 분화구에 가까운 곳에 착륙하기를 희망했다. 너무 멀 경우 분화구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탐사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퍼튜니티는 지름 약 18m의 분화구 안에 쏙 들어가 '안착' 신호를 보내왔다. "행성간 골프대회에서 3억 마일(4억8,000만㎞)짜리 홀인원을 기록한 셈"이라는 스콰이어스 박사의 말이 과장이 아니다. 그는 "작은 분화구 안에서 대부분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오퍼튜니티의 선전은 스피릿의 활동중단으로 낙담한 나사 과학자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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