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최고의 인터넷 기업들이 검색엔진의 주도권을 놓고 '2차 대전'을 벌일 조짐이다.1990년대 말부터 2000년까지 야후, 라이코스, 알타비스타 등이 벌였던 '검색엔진 1차 대전'에서는 구글이 완전한 승리를 거둔 상태다.
구글의 아성에 최근 야후가 도전장을 냈다. 지난 2년 간 검색엔진 업체 잉크토미와 검색어 광고 업체 오버추어를 인수한 야후는 1분기 안에 구글과의 파트너 관계를 청산하겠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구글은 현재 자체 사이트 외에도 야후, AOL 등 파트너사와의 계약을 통해 모든 웹 검색 트래픽의 약 80% 가량을 처리하고 있지만, 야후가 구글과의 관계를 종료하면 구글의 점유율은 54%까지 떨어지고 야후가 이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달 초 미국 메사추세츠 주 정부가 "MS가 검색엔진까지도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한 것을 계기로 MS의 검색엔진 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MS가 조용히 발표한 검색엔진 전략은 운영체제에 하드디스크 내의 정보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검색엔진을 탑재하겠다는 것. 현재도 운영체제에서 원하는 파일을 검색할 수 있으나 MS는 이를 더 발전시켜 파일의 내용과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자주 가는 웹페이지 내용까지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메사추세츠 주 정부는 이러한 MS의 검색엔진이 이미 저장된 파일이 아닌 실제 인터넷 문서까지 검색할 수 있게 개량돼 차세대 윈도 '롱혼' 등에 탑재돼 널리 쓰일 경우 사용자들이 일부러 구글이나 야후 등에 방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넷스케이프를 몰아낸 익스플로러처럼 MS가 구글과 야후를 몰아내고 또 다시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기업들이 검색엔진 시장을 놓고 이렇게 첨예한 대결을 벌이는 것은 무엇보다 검색어 광고의 등장으로 검색엔진이 '무료 서비스'가 아닌 '수익모델'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색어 광고의 성공에 힘입어 구글은 지난해 1,000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기업으로 급성장했고, 올해 1분기 안에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포털사이트의 풍성한 콘텐츠로 서비스하는 야후, 다른 검색어 광고 업체와 달리 '순위'를 팔지 않아 검색 결과의 신뢰도로 승부하는 구글, 윈도 운영체제라는 막강한 지원군을 거느린 MS 중 어느 기업이 승리할 것인지 주목된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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