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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미술강사" 모교품으로

입력
2004.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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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강단에 다시 서 뿌듯합니다." 2002년 말 기말고사에서 '성공률 100%의 키스법?' 등 상식을 뛰어 넘는 문제를 출제, 논란 끝에 경북대를 떠난 엽기 미술강사 정효찬(32)씨가 1년 만에 복귀했다."마무리 못한 숙제를 계속하게 된 기분"이라는 정씨는 시간강사로 올 1학기 경북대에서 3학점 짜리 '미술의 이해'를 교양과목으로 강의하기로 했다. 그는 "주위에서 시험문제만 보고 엽기강사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지만 수업은 진지하게 진행하려 했다"며 "학생들에게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창의력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해 한양대로 옮긴 뒤에도 화제를 모았다. '라면 한 개 끓일 때 필요한 물의 양' '배용준식 머플러 매는 순서' '이집트 왕의 딸과 하룻밤을 자기 위해 필요한 것' 등 파격적인 문제를 계속 냈고 그의 강좌는 1분30초 만에 수강신청이 마감되기도 했다. 그는 "1년간 한양대에서 강의했지만 항상 경북대에 할 일을 남겨두고 왔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며 "학생들이 틀에 박힌 생각에 얽매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대 미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최근 이 대학 교수회의에서 강의능력과 경력을 인정 받은데다 학생들도 그의 강의를 원해 강좌를 맡게 됐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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