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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앳의 DVD세상]한글자막 "못믿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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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앳의 DVD세상]한글자막 "못믿겠네"

입력
2004.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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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나온 DVD 타이틀과 국내에서 발매된 DVD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장 크게 다른 것이 바로 한글 자막 제공 여부다. 같은 영화라도 국내 발매판에는 한글 자막이 지원되게 마련.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는 한 대다수가 자막을 통해 영화를 이해하게 된다. 물론 자막을 빼고 보거나 여러 나라 자막 중 원하는 언어를 골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DVD의 장점이기도 하다.DVD가 최첨단 미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한글 번역과 자막을 지원하는 수준이 떨어져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 연말에 나온 '에이리언 4부작 박스세트'는 영화 여러 군데 자막이 빠져 네티즌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리콜을 요구하고 있다. 워렌 버피와 아네트 베닝 주연의 '벅시' DVD는 국내에 나오자마자 제작사와 소비자 모두 깜짝 놀랐다. 한글 자막을 아무리 찾아도 DVD 안에 없었기 때문이다. DVD를 만들 때 자막을 누락하는 실수를 범한 제작사는 황급히 DVD를 전량 회수하는 소동을 벌였고 지금도 이 DVD는 재발매되지 못한 상태다.

해외 영화사가 국내에 지사를 둔 이른바 직배사의 경우 DVD 제작시 본사에서 직접 번역 작업을 하는 곳이 많아 국내 제작업체에서 나온 DVD에 비해 틀린 번역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쥬라기공원 3'의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가 번역한 한글자막은 문장이 매우 거칠고 무슨 뜻인지 알쏭달쏭한 대목이 많은 편이다. DVD가 출시되기 전에 검수용 DVD가 먼저 나왔는데 DVD 시작 부분에 국가를 선택하는 메뉴에 '남한'이라고 표기된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최종판에는 '한국'으로 변경돼 나온 차마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DVD 인터넷 동호회인 DVD프라임(www.dvdprime.com)에는 DVD의 잘못된 번역에 대한 포럼 게시판이 운영되고 있을 만큼 오역이나 오탈자 문제는 꽤 심각하다. 좋은 영화를 DVD로 장만해 마음먹고 감상하는데 틀린 번역은 말한 것도 없고 심지어 등장인물의 이름이 영화 중간에 뒤바뀌는 사례도 있다.

영화 본편 뿐 아니라 감독과 배우의 음성해설, 스페셜피처(부가영상)로 제공되는 다큐멘터리와 인터뷰의 한글 번역도 더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DVD 시장 초기에는 부가영상을 전혀 번역하지 않고 DVD를 발매하는 곳이 많아 감상하는 데 애를 먹었던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에서는 부가 영상을 번역하지 않으면 등급심의를 내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최근 번역 여부만 명시하면 되도록 등급심의 방침을 완화해 또다시 심각한 번역 누락이 재현될까 우려가 되고 있다.

DVD는 VHS와 달리 음반처럼 소장하는 마니아들이 많은 미디어. 따라서 영화 감상의 필수인 한글 자막 번역에 보다 전문적인 인력이 참여해야 한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처럼 번역실명제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DVD 영화가 좋더라도 자막이 부실하다면 과연 누가 돈을 내고 DVD를 사주겠는가.

/DVD 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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