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1시간 당기는 기업 늘어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아침형 인간'의 화두가 직장인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재계에도 '아침형 기업'이 늘고 있다. 근무시간을 당기거나 간부회의를 일찍 여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 아침형 인간에 맞춘 조찬 강연 등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KTF는 새해 들어 임원과 팀장들의 출근시간을 오전 7시로 앞당겼다. 주요 부서장 회의 및 실무회의가 매일 아침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열리기 때문이다.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으로 이동통신업체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지만 점차 회사 분위기를 아침형 기업으로 바꿔놓고 있다.
이에 대응해 경쟁사인 LG텔레콤도 전직원이 출근시간을 9시에서 8시로 당기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공식 출근시간은 오전8시이지만 7시쯤 되면 사무실에 빈자리가 거의 없다. 정몽구 회장이 6시30분에 출근해 7시께 중역회의를 주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한 중역은 "공식적으로 출근시간을 당기지 않았지만, 신입사원들도 7시 전후 출근한다"며 "아침에 일찍 출근하기 위해 저녁 회식 때 음주를 자제하게 되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자상거래 업체 인터파크, 대한교과서 등도 '아침형 기업'으로 유명하다.
업무효율·자기계발 일거양득
아침형 기업의 원조는 현대와 삼성이다. 현대가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카리스마에 의해 아침형 기업이 됐다면, 삼성은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주창하며 7시 출근, 4시 퇴근을 단행한 '7·4제'가 중요한 계기였다.
현대중공업의 부서장 조찬회의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영향으로 창업이래 20여년간 계속돼온 전통이 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찬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일반 직원들도 '아침형 인간'이 체질화해 6시만 되면 회사가 운영하는 헬스클럽이나 어학원 등이 북적거린다"며 "이른 출근으로 직원의 자기계발 시간이 늘어난 것이 전세계 조선업계 중 최고기업이 된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7·4제'는 '탄력근무 시간제' 등을 거쳐 2002년 3월 '8·5제'로 전환됐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7·4제 실시 이후 삼성 직원 중 외국어 자격증 취득자가 92년 1만4,200명에서 2001년 말 3만500명까지 늘어나는 등 이 제도가 기업과 직원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자체 평가한다"며 "10년 남짓한 실시기간 동안 삼성직원들이 아침을 활용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으로 판단해, 아침시간 활용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8·5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