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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제작일지/기획… 부록제작… 편집… 포장 3개월 긴 산고끝 DVD "안방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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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제작일지/기획… 부록제작… 편집… 포장 3개월 긴 산고끝 DVD "안방신고"

입력
2004.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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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플레이어에 넣고 간단하게 버튼만 눌러 주면 편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DVD 타이틀. 그렇지만 제작 과정은 결코 간단하거나 편하지 않다. 최근 DVD로 나온 우리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DVD 타이틀 제작 일지를 살짝 들춰봤다.기획 영화가 극장 상영 중이던 지난해 10월15일. 이재용 감독, 영화를 기획한 제작사 봄의 이유진 프로듀서, DVD제작을 맡은 드림컴스의 이상우 프로듀서, DVD 출시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모여 DVD 타이틀을 어떻게 만들지 회의를 가졌다.

우리 영화는 극장 상영이 완전히 끝나고 DVD를 기획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캔들'의 경우 비교적 빨리 기획에 들어간 편이다. 물론 영화 제작단계부터 DVD타이틀 제작을 함께 기획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한참 늦다. 기획회의가 끝나면 이제부터 전문 제작업체인 드림컴스의 몫이다.

텔레시네 DVD의 화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로 필름을 DVD에 수록할 수 있도록 데이터 파일로 변환해 디지털 테이프에 저장하는 작업을 말한다. '스캔들'의 경우 원본인 오리지널 네거티브 필름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아 할 수 없이 다음 단계인 마스터 포지티브 필름을 소스로 사용해 할리우드 현상소에서 텔레시네작업을 거쳤다.

자료수집 및 부록 제작 부록을 위한 자료 수집은 텔레시네와 동시에 시작한다. 다행히 스캔들의 경우 영화 제작과정 등 자료가 많은 편이어서 10월 말 자료 수집이 완료됐다.

자료에서 빠진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이재용 감독, 배용준, 전도연 등 출연배우와 미술 디자인을 맡은 정구호 프로덕션 디자이너, 이병우 음악감독 인터뷰에 들어 갔다. 정구호 디자이너의 일정이 워낙 바빠 한 달을 쫓아다닌 끝에 11월16일이 돼서야 모든 인터뷰가 마무리 됐다.

음성해설 녹음 11월29일, 이재용 감독과 주연배우 배용준, 이유진 프로듀서가 녹음실인 오디오랩에 모여 약 3시간에 걸쳐 음성해설 녹음에 들어갔다. 겨울에 촬영했기 때문에 나뭇잎을 컴퓨터로 그려 넣은 얘기와 부용정 연못의 연꽃을 동남아에서 수입한 일화 등 영화 뒷얘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편집 두 단계를 거친다. 우선 텔레시네가 끝난 동영상을 DVD플레이어에서 재생될 수 있도록 MPEG2 인코딩 작업을 하며, 대사와 영화 음악 등을 영상과 일치되도록 만드는 사운드 인코딩을 실시한다. 인코딩은 컴퓨터가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읽어 들여 최적의 상태로 만든 다음 다시 디지털 테이프에 수록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한 번에 끝나기도 하지만 수 차례 수정을 거치는 게 보통이다. 스캔들의 경우 5차례의 인코딩을 거쳐 12월초에 작업이 끝났다.

오소링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가 메뉴 디자인을 완료하면 영상, 부록 등 모든 내용을 디지털리니어테이프(DLT)에 기록하는 오소링 작업에 착수한다. '스캔들'은 부록이 많아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기 때문에 오소링 작업이 3일 걸렸다. 덕분에 드림컴스 멤버들은 31일 밤을 새고 사무실에서 새해를 맞았다.

검수 1월6일, 경기 기흥의 정문정보사에서 오소링이 끝난 DLT를 원판 디스크인 스탬퍼로 제작했다. 스탬퍼로 검수용(QC) 디스크를 소량 제작해 전문 DVD 리뷰어에게 배포, DVD의 화질, 음질에 이상이 없는 지 살펴보는 품질 검사를 실시했다. 화질에 문제가 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스탬퍼를 다시 제작한 뒤 검수를 거치고 DVD 타이틀을 찍어내는 프레싱을 시작했다.

포장 드림컴스에서 할 수 있는 타이틀 제작은 모두 끝났다. 마무리로 CJ엔터테인먼트에서 포장을 한다. 스캔들은 영화 속 춘화도로 쓰인 윤여환 화백의 그림을 별도의 화집으로 만들어 제공하기 때문에 패키지를 따로 제작, 일일이 손으로 끼워넣는 작업을 거쳤다. 1월19일, 드디어 DVD 애호가들이 기다리던 '스캔들' DVD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획부터 포장까지 3개월의 여정이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DVD프로듀서 이상우씨

"DVD프로듀서는 DVD타이틀을 만드는 감독입니다. 기획부터 검수까지 모든 과정을 지휘하는 역할이지요."

DVD 타이틀 제작사인 드림컴스의 이상우(32·사진) 프로듀서. 단국대 연극영화학과를 나와 2001년 드림컴스에 입사했다. '피아노치는 대통령' 'YMCA야구단' '집으로' '무사' '지구를 지켜라' '살인의추억' '스캔들' 등 굵직한 우리 영화 DVD가 그의 손을 거쳤다.

"영화를 좋아해서 이 일을 시작했지요. DVD 타이틀을 만들다 보면 똑 같은 영화를 20번 정도 봅니다. 궁금한 것을 감독이나 제작진에게 물어 보다 보니 영화 관련 지식을 많이 얻게 되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렇지만 대우는 생각만큼 좋지 않다. "국내 DVD 제작환경은 열악한 편입니다. 또 제작업체가 난립하다 보니 경쟁이 붙어 제작단가도 많이 낮아졌지요. 3개월 작업해서 인건비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힘든 환경에서 고생하며 만든 DVD 타이틀을 리뷰어들이 혹평할 때 가장 속상하다. 그는 리뷰어들에게 "글을 쓰기전에 미심쩍은 부분에 대해 제작사에 확인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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