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에 다니는 채모(26)씨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피곤해 보인다"는 인사를 듣기 일쑤였다. 눈밑 그늘이 있어 안색이 어두워 보이는데다 겨울이 되면서 피부각질마저 두꺼워져 더욱 수척해졌기 때문. "타고난 것을 어쩌랴"했던 그는 고질병인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하러 찾은 이비인후과에서 "비염 때문에 눈 밑 그늘이 생긴 것"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일명 '다크 서클'이라고 불리는 눈 밑 그늘이 생기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많은 여성들이 미백 화장품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진다.
눈 밑 지방
흔히‘심술보’라고 불리는 눈밑 지방이 있으면 아래로 처져 그림자가 지거나, 잔주름이 져 눈밑이 거뭇거뭇해 보인다. 이는 눈밑 지방을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로 해결된다. 불룩한 눈밑 지방을 없애면 눈가도 말끔해지고 전체적인 인상이 훨씬 좋아진다.
30대의 젊은 층은 눈 안쪽으로 흉터 없이 지방을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을 받으면 된다. 40대 이후라면 지방을 제거하면서 처진 피부까지 잘라낼 필요가 있다. 김현철 성형외과 김현철 원장은 “눈 아래 일부가 패이고 일부는 지방으로 튀어나온 사람도 있는데 이땐 지방을 제거하는 동시에 패인 골을 자기 지방으로 메워주는 수술을 한다”며 “수술 후 조직이 생착될 때까지 눈가를 문지르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맥의 충혈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눈가 정맥이 굵거나 많은 사람은 정맥이 피부에 비쳐 푸르스름한 눈 밑 그늘을 만든다. 특히 피로하면 정맥에 많은 피가 몰리면서 눈 아래가 더욱 검어진다. 잠실고운세상피부과 부태성 원장은 “눈가의 정맥은 제거해도 건강상 문제는 없기 때문에 레이저로 정맥 혈관을 줄이거나 없애는 시술을 받으면 눈 밑이 깨끗해진다”고 말했다. 피부과에서 쓰는 레이저 중 파장이 긴 레이저를 이용, 한달 간격으로 2번 정도 시술받으면 효과가 나타난다.
알레르기 질환
이비인후과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에게 흔한 눈밑 그늘을 ‘알레르기 샤이너(Allergic Shiner)’라고 부른다. 코막힘이 심해지면 코 속 점막과 혈관이 충혈되고 이 정맥이 비쳐 눈 아래 그늘이 지는 것. 또 알레르기 환자는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ㆍ비염, 천식 등을 동시에 앓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눈과 코를 자주 비비면서 피부 착색이 잘 일어난다.
착색된 피부엔 이온미백치료, 비타민C 제품이나 미백크림 등 꾸준한 미백관리가 필요하며 불거진 정맥에는 레이저 시술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눈밑 그늘이 다시 생기기 십상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평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피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신장의 이상
한방에선 눈 밑 그늘의 원인을 신장의 이상에서 찾는다. 예한의원 최보업 원장은 “노폐물이 잘 배출되지 않고 쌓이는 것을 한방에선 담음(痰飮)이라고 하는데 이 때 얼굴이 검어지며 특히 눈 밑이 어두워진다”고 말했다. 몸이 차면 더욱 순환이 안 되므로 온욕을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찬 음료수는 피하는 게 좋다.
최 원장은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노폐물 배출이 잘 안 되고 얼굴이 검다”며 “과도하게 체력을 소모하거나 성생활을 무리하게 하지 말고,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를 충분히 먹어 신장기능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살구씨를 갈아 눈 밑에 팩을 하는 방법도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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