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사 전용일은 2004년 1월19일부로 퇴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반세기 만에 귀환한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73)씨가 19일 한국전 당시 소속 부대인 중부전선 6사단 연병장에서 국방부 관계자와 후배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퇴역식을 가졌다. 이로써 전씨는 50년간 유지했던 군인 신분을 벗고 민간인으로 복귀했으며, 이상훈 재향군인회장으로부터 회원증도 받았다.
행사 내내 간호 부사관의 부축을 받으며 굳은 표정으로 있던 전씨는 열병식에서 거수 경례로 응답하다 차츰 분위기에 익숙해진 듯 손을 흔들며 환호에 답례하는 여유를 보였다. 또 달고 있던 보청기를 빼고 "듣지 못하니 큰 소리로 말해 달라"고 씩씩하게 부탁하는가 하면 후배 장병들의 환대에 감격이 겨운 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전씨는 51년 12월 입대해 6사단 19연대 3대대 소속으로 참전 중 53년 7월 강원도 금성지구 교암산 전투에서 중공군 포로로 붙잡혀 북송됐으며, 지난 해 6월초 중국으로 탈출한 후 지난 달 24일 귀환했다. 정부는 전씨에 대한 호적 부활 및 주민등록증 발급 등 정착에 필요한 조치를 마쳤으며, 국군포로 대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50년간 복무했던 급여와 연금, 주거 지원금 등을 지원했다.
전씨는 "환대해 줘 고맙다"고 소감을 밝힌 후 "북한에 있는 국군 포로들이 모두 돌아와야 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전씨는 퇴역식을 마친 후 동생 수일(64)씨 등 가족과 함께 영천시청이 제공한 버스편으로 귀향길에 올랐다. 수일씨는 "난방이 가장 잘되는 아래채에 형님의 거처를 마련해뒀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20일 오전 선영의 전씨 부모 묘소를 찾아 성묘할 계획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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