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를 마친 뒤 온 가족이 다같이 설거지와 자질구레한 집안일들을 뚝딱 해치우고 공연을 보러 가는 건 어떨까?부모님을 생각한다면 뭐니 해도 우리 정서가 듬뿍 담긴 한국판 뮤지컬 악극과 마당놀이를 빼놓을 수 없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는 카피로 유명한 동명의 영화를 악극으로 다시 꾸민 작품.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어린 장금으로 나온 아역 배우 조정은(9)이 불치병을 앓는 엄마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내는 소년 훈이, 양미경이 훈이 엄마 역을 맡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리틀 엔젤스 회관 (02)766-8551
'마당놀이 이춘풍'(사진)은 지난해 11월 14일부터 공연된 이후 2회 연장공연에 돌입했다. '마당놀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극단 미추의 손진책 대표가 연출 했고, 김성녀, 윤문식, 김종엽 트로이카가 주연을 맡았다. 조선조 최대 문제적 인간, 난봉꾼 춘풍의 인간 개조 작업. 국립극장 마당놀이 전용극장 (02) 747―5161
부모님과 어린 아이들을 함께 만족시킬만한 공연은 볼쇼이서커스 내한 공연. 정부 출자단체로 2,000여 명의 연기자와 42개의 고정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는 러시아 국립 니쿨린 모스코바 서커스단의 정예 단원들이 꾸미는 공연. 사람도 힘든 외줄타기 묘기를 시베리아 곰들이 선보이는가 하면 맹수의 왕 호랑이 10마리를 자유자재로 부리는 '호랑이쇼'도 볼 수 있다. 공중 25m 높이의 어둠 속에서 안전장치 없이 펼치는 '공중 그네', 바(Bar)와 링(Ring)을 이용한 '아크로바틱 묘기' 등도 곁들여 진다. 올림픽체조경기장 (02)786―3131
국립국악원이 설날을 맞아 마련한 '점(點) 하나로 여는 새해'(Start with a dot)' 공연도 가족과 함께하기 좋다. 공연에는 가야금 독주, 이매방의 승무, 민요 태평가, 종묘 제례악 등 다양한 우리 전통 음악과 무용이 선보일 예정이다. 즉석 사진 촬영과 새해 소원이 담긴 쪽지 걸기 행사 등도 곁들여 진다. 국립극악원 예악당 (02)580―3042
9일부터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극 배우 박정자의 '19 그리고 80'도 가족이 보기에 손색이 없다. 여든 살 먹은 할머니와 열 아홉 살 소년의 사랑이라는 주제가 언뜻 보기엔 선정적이지만 공연을 보다 보면 그런 느낌은 씻은 듯 사라진다. 여든 살 먹은 할머니 모드의 귀엽고 발랄한 그리고 자유로운 모습은 죽음을 앞둔 노인들이나 아직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지 못한 젊은 이들 모두에게 사랑의 의미를 일러준다. 설치극장 정미소 (02)765―5476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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