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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설비투자 17%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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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설비투자 17% 늘린다

입력
2004.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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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올해 투자를 대폭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돼온 투자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는 주로 대기업이 주도하는 것일 뿐 중소기업의 투자는 여전히 부진, 경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전국경제연합회는 19일 대기업 600개사(매출액 기준, 응답기업 514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17.1% 증가한 56조4,000억원으로 2000년(2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또 올해 주요 20대 기업집단은 지난해 4만4,000명보다 3.3% 증가한 4만5,000명의 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대기업들의 투자가 17.1% 증가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12만7,000개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자원부도 이날 200대기업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36조2,86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2.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경련 이승철 경제조사실장은 "전세계적인 경기회복과 이라크전쟁등 국내외 악재 해소, 수출호조에 따른 투자견인 효과 등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올해 기업들의 투자행보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학, 제조업 투자 확대 주도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들의 투자는 중화학(35.7%) 및 제조업(30.2%)은 급증하지만, 통신 및 서비스업종의 투자는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분석되는 등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내용별로는 수출호조등에 힘입어 기존 시설 확장 투자가 35.7% 증가하고, 연구개발(R& D) 투자도 31.5%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투자비중이 큰 전기·전자, 컴퓨터, 사무용 기기등과 1차 금속, 석유화학업종의 투자가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전기·전자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LG필립스LCD등의 반도체, 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등에 대한 대규모 신·증설 경쟁이 투자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성장잠재력 저하

대기업들의 투자가 증가세로 반전됐지만,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체기업의 투자규모가 96년이후 8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다, 투자증가율도 미흡한 실정이다. 또 1,000명이상 고용하는 대기업의 투자증가율(17.6%)이 500명이하 중소기업(9.1%)에 비해 2배가량 높아 대-중소기업간 투자 양극화도 커지고 있다.

전경련 임상혁 차장은 "한국은행이 조사, 발표하는 국민계정상 설비투자(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투자총계)는 지난해 2·4분기를 기점으로 15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한데다, 지난해 설비투자도 60조3,000억원으로 추정돼 96년의 61조3,000억원에 못미치는 등 장기간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투자는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 중소기업의 경우 최근 수년째 격감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다. 또 1995∼2002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은 3.1%로 선진국들이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성장할 당시의 투자증가율(미국 4.8%, 영국 4.5%, 일본 8.8% 등)에 비해 크게 미흡한 것도 향후 성장잠재력 확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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