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을 꿈꾸며 로또 복권을 함께 구입했다가 실제 1등에 당첨된 뒤 당첨금 분배를 놓고 금이 간 '7년 우정'이 법정에 서게 됐다.지난해 5월 남편이 운영하던 섬유공장에 불이 난 후 설상가상으로 교통사고마저 당한 조모씨에게 오랜 친구인 박모씨와 민모씨가 병문안을 왔다. 가정주부인 이들은 7년 전 아들들이 중학교 야구부에서 함께 운동하면서 알게 된 사이. 박씨도 파출부 일을 하며 어렵게 살고 있던 터여서 이들의 우정은 남달랐다. 병실에 모인 이들은 서로 어려운 처지를 얘기하다 큰 인기를 끌던 로또 복권을 공동 구매하기로 했다. 이후 이들은 조씨 집에 모여 탁구공 45개에 일일이 번호를 매긴 뒤, 돌아가며 탁구공을 뽑는 방법으로 로또 번호를 골랐다. 또 당첨되면 나눠 갖자며 각서까지 썼다.
지난해 5월 23회 로또 복권 추첨에서 구입 복권이 모두 떨어지자 조씨와 민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박씨에게 전화를 했다. 평소 같으면 파출부 일 때문에 나가 있어야 할 박씨는 이상하게도 집에 있었고, 박씨는 이들의 기대대로 "1등에 당첨돼 32억8,000만원을 받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알려줬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박씨가 "함께 구매한 복권은 모두 낙첨됐고 남편이 따로 산 복권이 당첨됐다"며 당첨금을 나눠주려 하지 않았고, 이에 조씨 등은 지난해 11월 박씨 부부를 상대로 22억6,000만원의 약정금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법원은 조정을 시도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19일 서울지법 합의부로 사건을 재배당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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