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최연소 출전자로 소니오픈(총상금 480만달러)에 도전한 미셸 위(15·한국명 위성미)가 300야드를 넘나드는 괴력의 장타를 또 선보이며 전세계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다.16일(한국시각)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수확한 미셸 위의 기록은 2오버파 72타. 비록 출전선수 140명 중 공동 105위에 해당하는 하위권의 성적이지만 이븐파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50위권과는 2타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컷 통과(공동 70위)도 기대해 볼 만하다. 특히 이날 미셸 위는 3번의 버디쇼로 전세계 골프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천하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지난해 콜로니얼대회에서 이틀 통틀어 2개의 버디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미셸 위는 14번홀(파4)에서 317야드를 날려보내는 등 2차례나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믿기 힘든 장타(14홀 평균 비거리는 282야드)를 바탕으로 파5에서도 2온을 노리는 등 공격적인 플레이로 갤러리의 환호성을 자아내게 했다.
12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린 미셸 위는 잇딴 보기 실수에도 불구하고 6번홀(파4)에서 7m 짜리 버디 퍼트에 이어 마지막 9번홀(파5)에서도 벙커에서 친 세번째 샷을 홀 2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로 연결, 2라운드 선전을 기약했다. 미셸 위는 "기분좋게 마무리했으니까 내일도 좋은 출발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컷을 통과한다면 3라운드 때부터는 모든 샷을 핀을 향해 보내겠다"고 의욕을 표시했다.
드라이버 샷의 정확도(페어웨이 안착률 78.6%로 2위)에도 불과하고 어린 미셸 위에게는 역시 경기운영과 숏게임 등 경험과 세기가 문제였다. ESPN은 31개에 이르는 퍼팅을 포함해 40∼50야드 안에서의 숏게임 능력 미숙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PGA 투어 데뷔전에 나선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로 선전, 공동 26위를 달렸다.
7언더파 63타의 맹타를 휘두른 카를로스 프랑코(파라과이)가 선두를 차지했고 대회 2연패에 나선 어니 엘스(남아공)는 3언더파 67타를 때려 공동 9위에 올랐다.
○…16일 미국과 영국 등의 주요 언론들은 미셸 위의 선전에 대해 "미셸 위가 남자선수들과 겨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힘찬 출발을 보였다"며 일제히 헤드라인 뉴스로 다뤘다. 특히 골프 기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영국의 BBC 인터넷판마저도 이례적으로 프런트면에서 "환상적인 미셸 위(Marvellous Wie)"라는 제목과 함께 경기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이날 동반 라운드를 펼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멤버 크레이그 보든(미국)은 이븐파 70타를 쳤지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69야드에 불과해 거의 모든 홀에서 미셸 위보다 먼저 세컨드 샷을 날려야 했다. 보든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어떤 코스에서 치더라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장타"라며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또 한명의 동반자로 미셸 위의 장타에 눌려 5오버파 75타를 친 케빈 하야시(미국·41)는 "14(미국나이)와 41로 나이 숫자가 비슷하다는 것 외에는 우리가 닮은 점은 없는 것 같다"며 두 손을 들었다.
○…이날 미셸 위의 경기에는 3,000여명에 이르는 구름 관중이 몰려 미셸 위의 인기를 입증했다. 미셸 위는 "사람들이 많이 따라다닐수록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신난다는 표정. 갤러리 중에는 아버지 위병욱씨(44)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처음으로 딸의 캐디 백을 개리 플레이어(남아공)의 캐디 바비 버웨이에게 맡긴 위씨는 "미셸은 최고"라는 문구가 적힌 배지를 달고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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