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1월17일 미국 프로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났다. 알리의 본명은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다. 24세 때인 1964년 찰스 리스턴을 물리치고 프로 복싱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헤비급 챔피언이 될 때까지 알리는 클레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러나 그는 챔피언이 된 뒤 자신이 무하마드 알리로 불려지기 바란다고 선언했다.무하마드 알리라는 이름에는 아랍-이슬람교의 분위기가 짙게 배어있다. 무하마드(마호메트)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이름이다. 알리라는 이름도 이슬람권에 흔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알리는 이슬람교단의 제4대 정통 칼리프를 지낸 알리 이븐 아부 탈리브(600∼661)와 '천일야화'에서 40인의 도적으로부터 보물을 훔쳐 부자가 되는 알리 바바일 것이다. 무하마드 알리는 '유색인들의 종교' 이슬람교를 선택함으로써 흑인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선언했고,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고 징집을 거부함으로써 챔피언 타이틀을 박탈당하고 3년 반 동안 선수 자격을 잃었다.
그러나 그는 무죄선고를 받은 뒤인 1974년 조지 포먼을 누르고 다시 세계 챔피언이 되었고, 4년 뒤 레온 스핑크스에게 타이틀을 빼앗겼다가 바로 그 해에 열린 리턴 매치에서 되찾았다. 프로복싱 헤비급 역사상 처음으로 세 번째 왕좌에 오른 것이다. 알리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로 복서로 만든 것이 61전 56승(37KO승) 5패라는 기록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의 위대함은 차라리 백인들의 인종 차별에 정면으로 맞서 자신의 위대함을 선언할 줄 알았던 긍지와 다부짐에 있을 것이다. "나는 위대하다! 나는 복싱보다 더 위대하다!" 같은 그의 과시적 발언이 미워보이지 않는 것은 그 개인적 발언이 차별 받는 소수인종의 열망을 담은 집단적·정치적 발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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