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병철에게 배워라이창우 지음 서울문화사 발행·1만2,000원
이건희 개혁 10년
김성홍 등 지음 김영사 발행·1만2,000원
재벌에 대한 평가만큼 극과 극을 달리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극찬'과 '저주'가 혼재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압축 성장을 이끈 1등 공신이라고 치켜세우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가장 먼저 개혁이 돼야 할대상이라고 깎아 내리고 있다. 어느 편이 더 객관적이든, 우리 경제에서 재벌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재벌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 자체가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재벌 중의 재벌이라는 삼성그룹에 대한 책이 잇따라 나왔다. 창업자인 고 이병철 전 회장과그의 3남인 이건희 현 회장을 다룬 것이다. '다시 이병철에게 배워라'는 1968년부터 1999년까지 삼성의 자문교수를 지낸 저자가 직접 목격했거나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이 전 회장의 생각과 경영관 등을 정리했다.
저자의 기본 입장은 이렇다. 권력을 얻으려고 외형적, 혹은 부분적 정의를 마치 절대적인 양 떠들어대는 사람들보다는 돈을벌어서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기업가를 더 솔직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업가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등 경제적으로 더 여유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정말 위대한 경영자는 본인이 그만두고도 계속해서 기업을 번창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공이 경영학이 아니라 심리학이다. 삼성이 인재를 그토록 중요시하는 전통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수 있게 한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는 다 바꿔라"고 말했다. 삼성의 '신경영'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지난해 말 이 회장은 "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경제기자가 쓴 '이건희 개혁 10년'은 삼성이 어떻게 'IMF 위기' 등을 이겨내고 세계 정상급 기업으로 성장했는가를 추적했다. 삼성의 내부 문건과 자료, 수 많은 관계자들의 증언을 기초로 한 삼성의 신경영 보고서다. 두 책 모두 국내 최고 재벌인 삼성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향후 방향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주는 자료이다.
이 상 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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